[팩트체크] 작곡가 김형석 ‘변절 노빠’ 비난?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10.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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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작곡가 김형석 씨가 변절한 일부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을 속되게 일컫는 말)들을 통렬하게 비난했다는 게시물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김형석 작곡가를 배경으로 ‘노빠’였지만 명예욕 등으로 변절했거나 과시욕을 드러내는 이들을 직설적으로 나무라고 있다. 정말 작곡가 김형석이 이런 발언을 했을까.

 

원문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상괴상한 노빠가 한둘인가?. 변TM도 처음엔 노빠였다. 경찰 수사권 조정 핑계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 한 노빠도 있었고, 문국현 안철수 따라다니다 이젠 자한당도 기웃거리는 골빈놈들도 많았다. 김병준 같은 추잡한 사람 봐라. 알량한 명예욕으로 얼마나 노무현을 욕먹이는지.. 지금 이순간에도 내가 왕년에 노빠였는데 나를 무시해 라는 얼척없는 비융신들이 있다면 주딩이에 돌맹이를 콱 넣고 싶다.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으면 다 죄인인데 죄인들이 무슨 그리 말이 많냐. 자길 인정안해서 어깃장을 놓는다고?.. 하 이런 한심하다는 말도 아깝다. 노대통령이 거룩한 죽음에서 그리 배운 게 하나도 없단 말인가.. 사람답게 살아.. 이 쌍놈들아.. - 김형석

 

김형석 작곡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 측 시민캠프에 합류해 문재인 후보 로고송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에는 민주당에 입당해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식선거로고송을 만들기도 했다. 또 지난 해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헌정곡인 ‘Mr. President’를 작곡해 화제가 됐다.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면 작곡가 김형석 씨의 발언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 게시물에 나온 내용은 작곡가 김형석씨 발언이 아니다. 작곡가 김씨는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SNS 활동을 활발히 하지만 각 계정에서 해당 게시물은 찾을 수 없다.

게시물 작성자는 인터넷매체 뉴비씨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동명이인 김형석 씨로 확인됐다. 2017년 4월 16일에 설립된 인터넷 신문사 뉴비씨는 친문성향의 대안언론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편집인을 맡고 있는 권순욱 씨의 발언으로 종종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비씨 김형석 대표는 지난 7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페이스북 잠정적으로 그만 두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애정과 격려 감사합니다”는 글을 올렸고, 현재는 극히 일부의 게시물들만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위 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 16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과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게시물은 위 발언이 김형석 뉴비씨 대표 페북의 글임을 밝히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4일에 ‘김형석 뉴비씨 대표 페북 <이상괴상한 노빠가 한둘인가?>라는 제목으로 같은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뉴비씨 김형석이 작곡가 김형석으로 돌변했다. 작곡가 김형석의 저 사진은 프로필 사진으로 언론에서 종종 쓰이는 것이다. 김형석 작곡가는 2016년 11월 제주대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는데 관련 보도에서 해당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 동명이인을 착각해 배경이미지로 작곡가 김씨의 사진을 해당 발언에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루머 확산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4월 16일 뉴비씨 김형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변절한 ‘노빠’를 거칠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이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6개월여가 지난 최근에는 동명이인인 작곡가 김형석 씨의 사진이 배경으로 쓰이며 작곡가 김 씨의 발언으로 알려진 채 공유되고 있다. 결국 이번 루머도 지난해 야구선수 ‘강민호 선수의 시사발언’처럼 동명이인을 착각한 데서 비롯된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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