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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직 늘리는 '알바 추경'? 팩트체크 해보니

기사승인 2017.06.15  15: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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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첫 추경 논란 사실검증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표류중이다.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여부와 상관없이 임명강행하면서 정국이 급랭했다. 야당은 "협치는 끝"이라며 반발했고 당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 투표와 추경예산안 통과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추경예산안이 국가재정법상의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고 질 낮은 "알바 일자리"만 창출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추경은 6월 임시국회의 마지막날인 27일까지 처리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 의석 상황에서는 최소한 국민의당이 찬성을 해주지 않으면 통과가 힘든 구조다. 국무위원 임명을 둘러싸고 정부와 야당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이달 말까지 '추경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을 놓고 야당과 정부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은 문재인 정부의 첫 추경예산안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팩트체크했다.

1. 추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대체로 거짓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 3당은 문재인 정부의 2017년 추경안이 국가재정법상 추경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제89조에 따르면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여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경은 위의 세 가지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정부는 ▲2013년 이후 청년실업률 4년간 급상승 ▲지난 4월 청년실업률 11.2%로 통계작성 이후 최고 ▲체감실업률 최근 3개월간 24% 등을 근거로 추경편성을 했다. 현재 상황이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 중대한 변화에 해당된다는 이유다.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경기침체에 대한 일관된 판단 기준은 없으며 국회 심사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와 영국의 재무성은 '경기침체란 전체 경제활동 수준이 2분기 이상 현저히 하락하는 때를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추경사례를 보면,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세수 결손 등의 이유로 17조3000억원의 추경이 편성된 바 있다.  이명박 정부때인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8조4000억원의 추경이 편성됐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경 편성 이후 경제성장률이 대략 0.3%포인트 상승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종합하면 경기침체 여부는 대체로 정부의 판단에 의해 이뤄졌다. 야당의 주장처럼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현재 실업률과 소득양극화는 정부가 경기침체로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되며 추경 요건에 해당된다. 
 
2. 추경예산 전액이 일자리 창출에 사용된다?
 

대체로 진실이다. 지난 5일에 발표한 기획재정부의 추경예산안 편성 자료에 따르면 총 11조2000억원의 추경 예산은 대부분 일자리 창출 및 일자리 여건 개선에 사용된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4조2000억원은 공공부문 일자리와 중소기업 청년 지원사업, 스타트업 창업 촉진 등에 사용되고, 1조2000억원은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여성 일자리 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논란이 되는 것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책정된 2조3000억원과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되는 3조5000억원이다. '서민생활 안정'예산 2조3000억원의 내용을 보면 '치매 국가책임제 지원'을 위해 '치매안심센터 전국 시군구 확대 예정'이다. 이 밖에 생계부담 완화를 위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도심내 역세권에 2700호 임대주택 공급, 근로장학생수 7000명 증가, 전국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장치 설치, 도시철도 승강장에 스크린도어 안전보호벽 개선, 공공기관 조명 LED 교체 등이 포함됐다. 이 사업이 실시될 경우 민간에 사업하청을 줘 일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근본적으로 일자리 신설에 투자되는 것은 아니어서 '일자리 창출'이란 제목에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지만 예산 전액이 국민생활개선에 이용되는 것이어서 큰 틀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큰 논란은 지방교부세 1조7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조8000억원 등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되는 예산이다.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재정자립을 위해 지원하는 돈이지만, 지원할 때 사용처를 못 박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일자리 사업 창출에 최대한 활용"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지방정부가 다른 용도로 사용해도 제재할 방법은 없다. 지방교부세법 제9조에 따르면 지방교부세 중 특별교부세는 재난을 복구하거나 안전관리를 위해, 지역 현안에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시급한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일자리 대란'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방교부세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예산이 쓰이는지는 각 지자체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실제 예산이 일자리에 사용됐는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전체적인 추경 예산의 사용처를 놓고 판단할 때 추경예산 대부분이 일자리 창출에 사용된다는 말은 대체로 진실로 볼 수 있다.


3. 11만명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절반의 진실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추경이 11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증원 등 직접 고용창출 효과가 8만6000명, 민간 지원을 통한 간접고용 창출효과가 2만4000명이다. 

그러나 예산은 1년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예산의 효과 역시 1년 단위가 되는 것이 맞다. 정부는 보통 예산사용의 장기적 효과를 기대해 효과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공무원 일자리다.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창출 11만명 중 경찰, 소방관, 교사, 사회복지 공무원 증원 등 공무원 일자리 1만2000명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들은 올해 선발과정을 거쳐 내년에 신규 채용된다. 관점에 따라 일자리 창출 숫자에 넣을 수도 있지만 야당의 '실적 부풀리기' 비판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경예산안 통과를 위해 발표 자료와 함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일자리 11만명 중 간접일자리 창출은 2만4000명이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방식이다. 직업훈련 2700명, 고용서비스 4600명, 고용장려금 1300명, 창업 2700명, 융자 1만 2200명 등이다. 그런데 이는 추정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창업지원펀드를 확충하면 청년창업 일자리가 1300개가 생긴다는 논리다. 예상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수언론은 간접고용 창출의 효과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신규 일자리 창출 11만명 주장 중 민간 고용 2만4000명은 추정에 근거하고 있다. 차라리 직접고용 8만6000명을 강조하고 민간 고용은 플러스알파로 처리했으면 정확했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의 11만명 일자리 창출 주장은 '절반의 진실'로 판단했다. 
 
4. 임시직 늘리는 '알바 추경'이다?
 

절반의 진실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 3당은 이번 추경이 질 낮은 일자리만 늘리는 '알바 추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직접 일자리 중 3만명이라고 명시된 노인 일자리의 경우 계약기간이 6개월~1년인 단기 일자리다. 아동 안전지킴이, 산림 재해지원 등도 임금이 수십만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도 원칙적으로 환영과 함께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업은 일자리 숫자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 노동계의 대체적 판단이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경우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 수 준인 6930원 수준에 불과하며며  다른 서비스직종 역시 시간당 1만원이 넘지 않는다. 그러나 추경 11조원을 투자해서 양과 질을 모두 만족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야당은 '좋은 일자리'인 공무원 증원은 국가재정에 부담이고 미래세대에 짐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반대하고 질 낮은 일자리는 비판하는 모순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민간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가장 좋지만, 그런 일자리 창출에는 인프라 투자와 사회제도 개선,정책적 산업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장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실업을 낮춰야 하는 정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일부 일자리가 급여가 낮은 임시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추경안에 포함된 전체 일자리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정부의 본격적 일자리 정책은 내년 예산안을 보는 것이 맞다. 야당의 '알바 추경' 주장은 절반의 진실로 판단했다.

5. 자유한국당은 석달전 추경 예산안에 찬성했다?

진실이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 일주일 전인 3월 3일에 "추경편성"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에 "최근 가계부채의 증가현상, 소비심리 저하로 동맥 경화 현상이 여전하다"며 추경 편성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당부한 바 있다. 석달만에 경제상황이 급격히 좋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의 추경 반대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6. 추경 이후 공무원 수가 너무 많아진다?

판단 보류다. 야3당의 추경 반대 주요 논리는 공무원 채용 확대로 인한 추후 예산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한국의  공무원 숫자가 너무 많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당초 공약대로 5년간 17만4000명을 증원하면 5년간 총 26조원이 소요된다고 추정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 대표는 "공무원 1만2000명을 증원하면 30년간 총 15조원의 재원이 필요해 지방자치단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추경을 반대했다. 

한국의 공무원 숫자는 그동안 논란이 있었다. 한국이 OECD 기준에 맞지 않는 통계를 제출해서 국가간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한국에서는 보통 중앙정부 공무원만 공무원 수에 포함시키지만, OECD국가들 대부분은 지방정부 공무원과 정부 지분 50% 이상의 공기업 직원도 다 공무원에 포함시키는 추세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5년 공무원 수는 103만명이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과 비영리 공공기관, 공공기관 비정규직, 사립학교 중등교원, 지방공기업을 포함하면 2006년 기준으로 190만명이다. 정부 통계보다 대략 100만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러 지표를 볼 때 한국의 공무원 수가 OECD 주요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로 여겨진다. 예를 들면 경찰 1인당 담당인구수는 한국이 456명인 반면, 독일 305명, 프랑스 322명, 미국 427명으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정부 고용 비중은 6.5%로 OECD 평균 15.5%의 3분의 1수준이다.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에 한국 공무원 수를 가지고 설전이 있었다. 한국 공무원 수가 OECD 평균의 3분의 1수준이라는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안 후보가 부정확한 통계라며 반박을 한 바 있다. 언론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엉터리 통계로 공약을 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정부는 한국의 공무원 규모는 OECD 기준에 맞춰 작성중이라고 2014년에 반박한 바 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일반정부 규모는 161만명으로 중앙/지방공무원, 직업군인, 군무원, 공공비영리기관, 사회보장기금, 비정규직 등 국제기준상 인력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 또한 정확하다고 보기 힘들다.  정부가 2016년 국제 기준에 맞는 공무원 지표를 개발기로 한 이유다. 

종합하면, 정부가 국제 기준에 맞춰 공무원 수를 계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벽하지 않다. 정부가 별도로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공무원 수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적정 공무원 수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판단 유보'로 결정했다. 

7. 추경 때문에 국민 부담이 늘어난다?
 

거짓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예산안 11조2000억원의 재원은 세계잉여금 잔액 1조1000억원, 국세 예상 증가분 8조8000억원, 기금여유재원 1조3000억원이다. 보통 추경예산을 집행하려면 국채를 발행하지만 이번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국채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부채다. 세계잉여금은 지난해에 쓰고 남은 세수를 말하며, 국세 예상 증가분은 말 그대로 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을 의미한다. 기금여유재원은 정부가 운영중인 각종 기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세수 초과분은 4월까지 8조원이 넘었다.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1년전에 비해 8조4000억원 증가했다. 따라서 정부의 국채발행 없는 추경안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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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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