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팩트체크가 '자유한국당 후보 낙선운동'이라는 한국당의 궤변

  • 기자명 민주언론시민연합
  • 기사승인 2019.04.2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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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자유한국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JTBC 「팩트체크」는 자유한국당 말살체크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꼭지를 비판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보도 건수를 언급하며 “JTBC의 <뉴스룸> ‘팩트체크’ 코너는 자유한국당 때리기 핵심 경로”라는 주장으로 JTBC의 편향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같은 논리를 통해 선거보도에서도 “JTBC는 팩트체크를 빙자해 사실상 자유한국당 후보 낙선운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비판이 타당하다면 심각한 문제이기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성명서에 나온 내용들을 팩트체크해봤습니다.

 

팩트체크 1. 자유한국당만 대상으로 한 JTBC ‘팩트체크’는 편향적?

시민 여러분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사실관계 확인 전에 자유한국당 성명서의 원문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년 간 이뤄진 195번의 팩트체크 중 55개가 정당 관련 주제였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한 주제가 87%(47개)에 달할 정도로 편향보도의 끝을 보여주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체크는 각각 1건씩에 불과했다.
-자유한국당 과방위 의원 성명서 중

 

① “지난 1년 간 이뤄진 195번의 팩트체크 중 55개가 정당 관련 주제였다”

→ 대략적 사실

민언련은 자유한국당의 성명서의 가장 기본적인 근거였던 보도량부터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지난 1년간”이라는 불명확한 기간으로 완벽하게 동일한 기간을 살펴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로인해 민언련은 자유한국당이 표기한 “195회”를 기반으로 추정을 통해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의 보도 195건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성명서에서 판단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분석할 수 없었습니다. 이로인해 민언련은 정당의 의원 혹은 입장 등이 사실관계 확인 대상인 경우를 정당 대상 보도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정당을 대상으로 한 보도는 195건 중 54건이었습니다. 판단 기준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없기에 완벽하게 사실여부를 따질 수는 없으나 1건의 차이를 보여 해당 주장은 대략적 사실로 볼 수 있었습니다.

 

②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한 주제가 87%” 

→ 대략적 사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또다른 수치인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한 주제가 87%” 역시 대략적으로 사실이었습니다. 민언련의 분류결과 자유한국당 의원 및 입장 등이 대상인 보도는 45건으로 정당 대상 보도 중 약 83.3%였습니다. 약 4% 가량의 차이를 보였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45건의 보도 중 19건이 자유한국당과 다른 정당 혹은 온라인 등에 퍼진 허위조작정보를 다룬 보도였던만큼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수치가 정확한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③ “같은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체크는 각각 1건”

→ 거짓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체크는 각각 1건”이라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다룬 보도는 <팩트체크/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공자다?>(2019/2/19) 1건이 맞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의원 혹은 입장을 다룬 보도는 5건으로 자유한국당의 주장보다 많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상 보도

<팩트체크/대한항공에서 ‘대한’ 뗄 수 있나?>(2018/4/16)

<팩트체크/국회, 특권 내려놓겠다더니…>(2018/4/24)

<펙트체크/복구? 증거인멸죄?… 디가우징 쟁점>(2018/6/27)

<팩트체크/‘JTBC토론’ 여야 주장 팩트체크>(2018/8/29)

<팩트체크/국가원수모독죄? 과거엔 어땠나>(2019/3/13)

△‘더불어민주당’ 관련 JTBC ‘팩트체크’ 보도(2018/1/1~2019/3/31)

 

④“편향보도의 끝을 보여주었다” 

→ 거짓

자유한국당은 이와 같은 통계를 기반으로 JTBC가 “편향보도의 끝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이 타당함에도 이를 부정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보도가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들 중에서 자유한국당만 대상으로 삼았어야합니다.

하지만 실제 JTBC의 보도내용은 달랐습니다. 대표적으로 <팩트체크/‘JTBC 토론’ 여야 주장 팩트체크>(2018/8/29)에서는 일자리 예산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의 주장을 확인하면서 “일자리와 관련된 예산은 (김성태 의원이 주장한) 54조가 맞습니다”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팩트체크/신년토론 공방 속 ‘팩트’는?>(2018/1/3)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발언뿐만 아니라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발언도 사실관계 확인 과정을 거쳐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편향보도의 끝을 보여주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주장이 사실에 가까움을 확인한 JTBC <뉴스룸>(2019/8/29)

 

결론 : 보도량을 기반으로 한 편향성 주장은 타당성 없음

자유한국당의 성명서와 같이 보도량만을 기준으로 편향성을 주장하는 분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팩트체크’ 유형의 보도는 사실관계 확인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정 정당만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볼 수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JTBC의 보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이 45회나 나왔다는 점은 유달리 많은 허위 사실이 자유한국당을 통해 전달됐다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팩트체크 2. JTBC ‘팩트체크’는 자유한국당 후보 낙선운동?

자유한국당은 추가적으로 선거보도에서도 JTBC ‘팩트체크’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역시 시민 여러분들의 객관적 판단을 위해 성명서 원본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JTBC는 공식 선거기간에도 중립성을 철저히 망각했다. 작년 지방선거 직전 2주 동안 이뤄진 6건의 팩트체크 중 4건이 한국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선거는 작은 요소 하나에도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뀌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공정하고 중립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JTBC는 팩트체크를 빙자해 사실상 자유한국당 후보 낙선운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자유한국당 과방위 의원 성명서 중

 

①“지방선거 직전 2주 동안 이뤄진 6건의 팩트체크 중 4건이 한국당을 대상”

→ 사실

자유한국당이 언급한 보도량은 사실이었습니다. “지방선거 직전 2주”를 2018년 5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로 해석해 확인한 결과 전체 보도는 6건 진행됐고 4건이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②“사실상 자유한국당 후보 낙선운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 거짓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JTBC가 자유한국당 후보의 낙선운동을 했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먼저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한 4건의 보도 중 선거와 관련된 보도는 <팩트체크/선거 쟁점 된 ‘상가 붕괴’…책임은?>(2018/6/5) 1건뿐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보도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발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만으로 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보도였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JTBC의 보도가 김 후보의 당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앞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경우도 없었습니다. 즉, JTBC의 보도가 없었더라도 김 후보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 당선될 수 없었다고 봐야했습니다.

 

결론 : 보도량을 통한 낙선운동 주장 역시 타당성 없음

이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선거는 작은 요소 하나에도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뀌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공정하고 중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을 JTBC에 대한 비판에 이용하는 것도 적절치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대상이 된 나머지 3건의 보도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발언이나 입장을 일방적으로 왜곡하거나 타당한 주장을 억지로 비판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사실관계와 다른 발언을 정확히 짚어낸 부분은 공정하고 중립을 잘 지켜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자유한국당의 보도량 통계는 사실이었지만 이를 통해 JTBC가 자유한국당의 낙선운동을 했다는 주장은 거짓이었습니다.

 

팩트체크 3. JTBC ‘팩트체크’는 보수우파만 대상, 북한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부분은 JTBC가 보수우파만을 대상으로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북한에게 유리한 해석만을 내놓는다는 주장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성명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극우 채널부터 중도우파 유튜버까지 오로지 보수우파만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
-자유한국당 과방위 의원 성명서 중

 

①“극우 채널부터 중도우파 유튜버까지 오로지 보수우파만을 대상으로 선정”

→ 거짓

사실여부 확인에 앞서 이와 같은 주장은 기본적인 전제부터 잘못되었다고 봐야합니다. JTBC ‘팩트체크’는 특정 유튜버 혹은 특정 세력이 아닌 특정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례로 <팩트체크/36억 쓴 박근헤 억울? ‘가짜뉴스’>(2018/1/11)의 경우에는 각 정부의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허위조작정보를 다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대영 기자는 “네이버 밴드와 각종 포털 사이트, 일베 같은 극우 사이트”, “한 인터넷 방송”,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의 디지털위원장 김 모씨”와 같이 해당 허위조작정보가 유통된 모든 경로와 인물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단편적인 모습만 보더라도 자유한국당의 성명서는 거짓이라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허위조작정보의 유통경로를 지적한 JTBC <뉴스룸>(2019/1/11)

 

②“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 

→ 거짓

“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도 근거는 없었습니다. 만약 JTBC가 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면 사실이 아닌 내용도 허위로 보도해야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특정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런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JTBC의 보도가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마땅한 근거도 없는 일방적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특정 언론에 대한 낙인찍기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이 JTBC가 “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증명할 근거가 없는 거짓에 가까웠습니다.

 

결론 : 근거 없는 자유한국당의 자의적 해석

JTBC의 팩트체크 대상과 북한 관련 보도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근거 자체가 없었습니다. 또한 자유한국당의 주장과 다른 내용의 보도들이 다수였고, 반대로 “북한에 유리한 해석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할만한 근거를 자유한국당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자유한국당의 자의적 해석일뿐 근거가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성명서를 마무리하며 JTBC에 “중립적이고 진실에 기반한 팩트체크를 하라”고 첨언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JTBC에 첨언을 했듯이 민언련도 자유한국당에 첨언을 하나 하겠습니다. 이 내용은 JTBC <팩트체크/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공자다?>(2/19)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부디 자유한국당이 이를 통해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길 바랍니다.

 

자유한국당에서 5·18 망언이 나온 뒤 유튜브 가짜뉴스가 8배 늘었습니다. JTBC 팩트체크팀이 망언 전 10일과 이후 10일을 조사한 결과, 각각 9건과 7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짜뉴스 조회수도 볼까요? 360만 건이 넘습니다. 41배 급증했습니다. 이 기간 언론사의 팩트체크는 15건. 양으로만 보면, 가짜가 진짜를 압도한 셈이지요. 정치인이 불 붙인 망언 정국, 그 피해는 숫자로 증명됐습니다.

 

원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월 1일~2019년 3월 31일 JTBC <뉴스룸>(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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