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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확인 안 된 GMO, 유전자오염 우려 더 크다”

기사승인 2019.05.23  1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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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담5회> '식탁 위 과학기술의 산물 GMO' 김병수 교수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은 인공지능, 기후변화, 뇌과학,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미래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기획 ‘미래 지식을 담다, 미래담론 <미담>’을 연재한다.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들과 김준일·강양구 뉴스톱 팩트체커의 대담으로 구성된 <미담>은 지식콘텐츠 팟캐스트다. 대담의 풀 버전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청취할 수 있다.

어제 저녁 먹은 우리 집 식탁 위 음식들에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 포함되어 있었을까? 있었다면 얼마나 될까? 그 식품들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식품에 대한 공포는 막연하게 우리를 짓누른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GMO가 우리 삶 속에 얼마나 침투해있는지, GMO가 어느 정도 진화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뉴스톱>의 기획 <미래 지식을 담다, 미래담론 미담> 5회 ‘식탁 위 과학기술의 산물 GMO’에서는 김병수 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교수를 초대해 GMO에 대한 여러 정보와 담론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전통적인 GMO의 정의는 어떤 동식물이 갖고 있는 DNA 전체에서 유용한 걸 잘라서 다른 생명체에 집어넣는 겁니다. GM 작물, GM 동물도 있을 수 있겠죠. 최근 ‘유전자 가위’를 통해 유전자 내부의 것을 자르는 경우는 일부에서 GMO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전자가 바뀌었으니까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고요. 결국 현재로선 유전자에 대한, 또는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잠재적 결과에 논란이 있고 앞으로 예측도 불확실한 측면이 있습니다.”

 

GMO가 처음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은 1970년대다. DNA를 자를 수 있는 효소들이 발견되고 응용 기술이 등장하면서 DNA 재조합 기술이 완성이 됐다. 이후 사람의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을 GM 미생물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기술도 나왔다. 일반인들에게 GMO가 인식된 계기는 1994년 미국의 ‘칼진’사에서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개발해 시중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다. 이 토마토는 과일 숙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작용을 막음으로써 만들어졌는데, 품질이나 수확시기 등 기존 토마토와의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GMO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이후 크게 성공한 GMO는 1996년 몬산토가 개발한 유전자 조작 콩,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다. 발암물질로 유명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라는 화학물질을 주성분으로 하는 몬산토의 제초제 ‘라운드업’(1974년 출시)을 뿌려도 작황이 좋아서 미국과 같은 대량 농업 환경에서 유용한 작물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콩, 옥수수, 면화 등 90% 이상이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내성을 지닌 GMO 작물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세계 4대 GM 작물은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다. 아직 인간이 주식으로 가장 많이 섭취하는 쌀이나 밀의 경우는 아직 GMO로 상용화되지 않았다. GMO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불분명해 소비자를 설득하기 힘든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기술적인 진척도 빠르지 않아서다. 아직까지 4대 작물 대부분은 주로 사료용이나 바이오연료로 쓰이고 있으며,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식품으로는 본격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 다만 카놀라는 최근 식용유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콩과 옥수수의 경우 시럽이나 단백질 등 일부 원료를 식료품에 활용한다. 우리는 주로 가공된 형태로 GMO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GMO를 직접 섭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문제는 아니다.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과학적 안전성이 명확하다고는 볼 수는 없다. GMO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는 현재진행형인 논쟁거리다. 인류가 직간접적으로 GMO를 섭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GMO 장기 섭취에 대한 역학조사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GMO와 패키지로 사용하는 제초제의 발암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규제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에서는 증거가 명백하지 않아서 결론을 명확히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규제의 폭이나 범위는 사회적 맥락이나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안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불활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MO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위험하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먹었을 때 안전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GMO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미결의 과제인데다가 더욱 우려되는 것은 ‘유전자 오염’이다. 김 교수는 “GM 작물이 확산되면서 환경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안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유전자 오염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GM 작물이 확산되면서 강한 농약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이에 내성이 생긴 슈퍼잡초나 슈퍼곤충이 생태계 교란을 양산할 수 있다. GM 작물은 뿌리를 통해 땅 속 곰팡이,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치며 토양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생물 다양성, 자연 생태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 교차 수분 중에 자연적으로 GMO와 Non-GMO가 섞이는 유전자 오염이 일어난다. 쌀과 밀은 아직 GMO로 허가받지 않았지만, 식품 생산 시스템 안에서 성분이 뒤섞이거나 실제로 검출되는 사례도 있다. 아직 안전성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GMO가 식품 곳곳에 침투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GMO 여부를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소비하게 되는 일이다. 흔히 알고 있는 GM 작물 외 GM 동물도 있다. 미국 아쿠아바운티라는 회사가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삽입해서 야생보다 2배 정도 빨리 자라도록 개발한 GM 연어는 논란 끝에 2015년 미국에서 공식 승인되어 2017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시판된 바 있다. 그런데 GM 연어들이 구체적으로 어디로 판매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개발한 GM 연어가 정작 미국에서는 팔리지 못하게 된 사연은 바로 GMO 표시제 때문이다.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정돈되지 않았던 것이다.

표시제에 관한 미국과 유럽의 인식차는 대조적이다. 미국의 경우는 GMO가 일반 작물과 화학적으로 큰 변화도 없고 성분도 똑같고 독성물질이 있는 것이 아니니 결정적으로 위해하다는 증거가 명백하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그러니 굳이 표시제로 추가 규제를 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왔고, 다만 소비자들이 Non-GMO를 취사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발달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는 위험하다는 증거도 없지만 안전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으므로 사전예방의 원칙 또는 사전주의를 표방한다. 때문에 강력한 의무표시제를 시행한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중간쯤 애매하게 낀 상태”라며 “표시제가 있긴 한데 예외조항이 많아서 마트에서는 볼 수가 없고, 생협 등 일부 판매점에서 유기농을 골라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2001년에 식품표시제가 만들어졌지만 이후 시장 논리와 소비자의 알 권리가 충돌하며 개선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아직 유명무실한 상태로 유지되어오고 있다. 완전표시제를 하게 되면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Non-GMO 식품의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사회계에서는 ‘GMO 완전표시제’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표시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GMO 표시제 강화 및 식품 표시 제도 강화’라는 대선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아직 GMO는 불확실성과 막연한 두려움의 세계다. 김 교수는 GMO의 미래에 대해 “(상업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새로운 GM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업화된 상품이 아니라 과학적 차원의 실험과 시도 차원에서다. 유전자를 변형한 기술이 먹거리뿐만 아니라 생명, 치료 등 인류의 미래에 공헌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지만, 안전성이 증명되거나 과학적으로 진전된 바는 미흡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 미담 대담자인 김병수 교수님의 의견에 따라 2019년 5월 24일 유전자 오염과 관련한 부분을 보다 자세히 기술하고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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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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