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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외교기밀누설,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되지 않는다

기사승인 2019.05.24  04: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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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공개센터 분석] '알권리'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고찰

‘알권리’라는 말이 다시 한 번 정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고초를 겪고 있다. 사정인즉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한미 정상간 통화내용을 누설한 것에 대해 스스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밝힌 내용” 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와 여론은 강효상 의원의 행동이 외교기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강효상 의원의 행동은 정말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었는지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건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 의원은 갑작스럽게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기자 회견의 정확한 목적도 무엇이었는지 상당히 모호하기는 한데, 일단 기자회견에서 나온 강 의원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5일~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문제와 관련해 잠깐이라도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하고 설득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정이 바빠 문 대통령을 만난 후 즉시 떠나야 한다고 반응했다.
셋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단독 방한 제안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거절하는 답을 보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 현안인 북한문제의 진전을 보기 위해 동맹 정상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을 요청했다. 마침 5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회담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초강경론자 인 것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볼턴의 단독 방한으로 북한문제에 대한 진전이 어렵다고 판단이 될 수도 있었기에 볼턴의 단독 방한 제안 거절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 일 수 있다.

이처럼 강 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난 내용은 사실 지극히 정상적인 국가 정상간 전화통화여서 여기에 도무지 어떤 알권리가 요청되었는지 의문이다. 즉 이게 무슨 기자회견 거리가 되는지 반문이 필요한 정도라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23일 이를 두고 ‘구걸외교’라고 평하는 것을 미루어 보아, 아마도 강 의원이 가졌던 기자회견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일정이 여의치 않아 시원찮은 대답을 들은 것을 두고 ‘굴욕적’ 이라고 폄하하기 위한 다소 단순한 모욕 목적이었던 듯 하다. 한데 대다수 국민들은 정작 어느 대목에서 굴욕을 공감해야 할 지는 전혀 모르고 이 기자회견에 관한 뉴스를 흘렸을 것이다.

허나 정작 문제는 강 의원 기자회견 이후부터 불거졌다. 강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확정된 바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이러한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 강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대응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22일 강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인 외교관(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공사참사관) A씨가 강 의원 측에 한미 정상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사실을 적발해 외교부 징계절차와 함께 형법 제113조의 외교상기밀누설죄 위반으로 법적 대응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국가 정상간 통화내용은 3급 비밀(보안업무규정 제4조의 3)이며, 특히 해당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뿐 아니라 북한 단거리 발사체,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 주요 안보사항들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언뜻 보기에도 강 의원이 누설한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 내용은 외교상기밀에 포함될 확률이 매우 높다. 우선 두 정상 간 통화 자체가 공개가 전제되지 않았던 비공개 대화이며 이 대화의 내용이 두 정상 중 어느 한 쪽 정부에 의해서 발표되지도 않았으며, 어떤 언론에 의해서도 사전에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적이든 실질적이든 외교상 기밀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통화내용이 의도치 않게 공개됨으로써 향후 미국과의 외교 및 신뢰관계와 가장 중요한 안보 현안인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크다.

외교안보기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JTBC 화면 캡처

 

상황이 이렇게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자 강 의원은 다급하게 ‘국민의 알권리’ 라는 방패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알권리는 집어 들기만 하면 무엇이든 방어할 수 있는 만능 방패는 아니다. 알권리는 다소 복잡한 권리 개념이다. 알권리는 여러 국가에서 알권리 자체로 기본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우 헌법재판소 판례를 통해 제21조가 규정하는 표현의 자유와 본질적 상호관계의 권리 개념으로서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든 기본권이 그렇듯 알권리도 일정한 조건 하에서 제한된다. 국가안보, 국민의 안전, 사생활 비밀의 보호, 사회 또는 시장 질서의 유지 등 알권리의 추구가 이와 같은 공익을 침해할 경우에 법률과 절차를 두어 알권리를 일정 부분 제한 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교 및 군사 기밀이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 전화통화 간 국익을 배신하는 언행으로 국민을 기망하고 강 의원이 오로지 공익을 위해 그것을 폭로했다면 알권리라는 방패는 강 의원을 보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공익적 추구도 없이 그저 현 정권을 근거 없이 깎아내려 그 반사이익을 취하기 위해 기밀까지 서슴없이 누설하는 국회의원과 정당이 ‘국민의 알권리’를 입에 담는 것은 국민과 알권리에 대한 지나친 결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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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설립된 이후 정보공개청구와 공공정보 분석을 통해 행정 및 권력감시는 물론 탐사보도를 지원하고 있다. 행정부, 입법부, 지방자치단체를 가리지 않고 정보공개를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확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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