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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 대학들, 다시 '등록금 인상' 요구했다

기사승인 2019.07.04  08: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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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육연구소 분석] 사립대 총장 모임"등록금 인상" 주장의 배경

지난 6월 18일, 서울지역 대학 총장 모임 서울총장 포럼은 “11년간 동결된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을 막고 있어 등록금을 통한 재정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사립대학 등록금 동결은 2008년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최근 경제사정이 어려운 만큼 사립대학들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차원에서 (2009년) 등록금 문제에 대해 대학별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건의문을 제출했다.(이미지=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누리집 갈무리)

 

해마다 등록금 인상 요구하는 사립대 총장들

11년간 등록금을 동결했으니 재정이 어렵다는 대학측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부터 계속된 사립대학 총장들의 등록금 인상 요구가 합리적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사립대 총장들이 등록금을 동결하던 당시나 지금이나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기사 제목

매체

보도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 “2015년 이후 등록금 책정 자율화를

파이낸셜뉴스

2014.11.

서울총장포럼, “사립대학에는 등록금 책정 등에서 재정운영의 자율권 부여

이데일리

2015.3.

대교협, “이제는 등록금 책정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대교협 대정부건의문

2016.6.

사총협, “교육부가 등록금 동결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

조선일보

2017.9.

사총협, “등록금 책정 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현실화할 수 있도록 요청드립니다

사총협, 교육부 장관 건의문

2018.11.

 

교육관련법은 사립대학 재정 부담 주체를 명시하고 있다. 「교육기본법」과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등에는 국가의 교육비 부담 책임을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과 「대학설립운영규정」,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에는 학교법인의 교육비 부담(법인전입금)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고등교육법」과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립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정은 국가와 대학을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 그리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함께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가와 학교법인, 학생들이 부담하는 재정 비율은 얼마나 될까. 등록금 동결이 시작된 2009년 전국 사립대학 결산과 2017년 결산(4년제 일반 사립대)을 비교해 보자.

 

대학 수입에서 등록금과 국고보조금 외 법인부담은 쥐꼬리

우선 등록금은 11년간 동결된 결과 전체 수입액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8%가 낮아졌다. 이는 2012년부터 도입된 국가장학금 영향으로 국고보조금 비율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고보조금은 2009년 전체 수입에서 3.2%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는 무려 15.3%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장학금은 10%다.

 

반면, 2017년 법인전입금은 2009년보다 3,382억원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3.2%에서 2017년 4.5%로 1.3%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마저도 대학간 쏠림 현상이 매우 심하다. 2017년 법인전입금 비율이 1%도 안 되는 대학이 45%에 육박하고,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대학은 20.9%에 불과했다. 이는 대학간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인 수익의 원천 재산 66.3%가 수익이 거의 없는 토지

사립대학 법인이 이토록 법인전입금 부담 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학 법인이 학교 운영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보유하는 수익의 원천인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이 법정기준의 61.7%(2017년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마저도 수익률이 낮은 토지가 66.3%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토지수익률은 0.9%로, 다른 자산 수익률(1.7~28.4%)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안팎으로 대학재정 부족을 호소하는데, 법인은 수익률이 가장 낮은 토지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사립대 보유 수익용토지 여의도 면적의 71배

분석 대상인 4년제 일반 사립대가 2017년 보유 중인 토지 면적은 무려 205.2㎢로 여의도 면적(2.9㎢)의 71배에 이른다. 2009년과 비교해 2.2㎢ 줄어들어 거의 변동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그 사이 평가액은 무려 1.5조원인 37.7% 증가했다. 반면, 수익액은 347억원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앞서 언급했듯, 대학을 설치·경영할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법인’은 수익용기본재산을 활용해 발생한 수익을 대학의 교육·연구 활동 경비로 충당할 법적 책무가 있다. 사립대학이 수익용기본재산 토지를 이용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토지를 임대 또는 개발하거나, 매각해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수익용기본재산 토지 면적과 수익은 변동이 거의 없는데, 땅값만 엄청나게 올라간 기이한 상황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피할 수 없는 이유

결국 사립대학 법인의 이러한 행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사립대학의 수익용기본재산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은 수십년 전부터 불거졌다. 교육부 역시 사립대 총장들이 등록금 동결을 선언할 당시인 2008년에도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중 토지임야 등 저수익 재산은 고수익성 재산으로 전환하여 수익증대 방안 강구를 요구했다. 그러나 확인된 통계는 사학 법인들이 사회적 비판과 교육부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관행을 바꾸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2009년 이후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이 어렵다며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는 와중에도 사립대학 법인은 수익성 없는 수익용기본재산 활용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대학 총장, 법인 책임 먼저 요구해야

총장은 대학 운영을 총괄하는 최고위 인사로, 법인과 마찬가지로 재정 확대 노력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 노력이 등록금 인상 요구가 되어선 안 된다. 이미 우리나라 학생·학부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다. 11년째 등록금을 동결했음에도 수입총액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여전히 50% 이상이다. 이마저도 국가장학금이 대폭 인상되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일 뿐 아직까지 사립대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은 대학재정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 토지를 꼭 쥐고 있다. 사립대 총장들도 이러한 현실을 모를 리 없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면, 법인에 토지를 수익률 높은 자산으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하고 대학 지원을 확대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총장들이 잘못된 행태는 눈 감은 채로, 학교법인 대변인으로 나서 학생·학부모에게 다시 교육비 부담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사학법인이 이런 행태를 계속 보이면, 일정기간 이상 저소득 수익용기본재산을 유지할 경우 중과세를 부과하라는 여론이 들고 일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 글은 대학교육연구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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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설립된 국내 유일 대학교육전문 비영리민간연구소.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정책 등 다방면에서 대학교육의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100여 권이 넘는 연구보고서를 내왔다. 천정부지로 뛰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공식제기하고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저서로 <미친등록금의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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