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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기사승인 2017.07.12  09: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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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팩트체크 해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 류여해 자유한국당 신임 최고위원, 7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류여해 최고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찍고 (수감 전후를) 비교하는 부분은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수감 전후 사진을 비교하는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 “그것이 보여줄 의무라고 한다면 인권의 잣대가 평등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게 바로 역차별”이라고도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감 전후 사진을 찍어 비교하는 것은 과연 인권침해일까? <뉴스톱>이 이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보도 초상권 침해 아냐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다. 인권을 간단하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1789년 프랑스 혁명의 결과물이었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인권의 개념을 인류 역사상 보편화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천부적 자연권을 인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권리가 인권이라면, 그 개념은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해질 수 있다. 

때문에 인간이 갖는 권리의 범위를 국가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권리로 보다 좁혀보자. 류 최고위원이 지적한 언론의 사진 보도 행위는 초상권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초상권이란 자신의 초상이 허가 없이 촬영되거나 공표되지 않을 권리다. 초상권은 주로 언론 보도용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문제시되는데, 타인의 초상을 당사자의 허가 없이 촬영하고 공표, 전시하거나 권익을 침해하면 초상권자는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는 예외에 속한다.

우리나라에는 현행법상 초상권에 대한 직접적 규정은 없다. 그러나 헌법 제10조에 규정된 행복추구권, 민법 제751조 제1항 신체의 자유 침해와 배상 책임,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언론 등에 의한 피해구제의 원칙 등이 초상권의 법적 근거로 쓰인다. 다만 초상권을 직접 규정한 법적 근거가 없기에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해석의 여지는 있다.

이제껏 초상권을 다룬 판례들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 대상이 되는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초상권 침해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언론중재위원회의 '공인보도와 인격권' 세미나에서 발제한 내용에 따르면, 공인의 개념은 다의적으로 쓰이지만 전통적으로 고위 공무원을 지칭하며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유명인을 지칭하기도 한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공인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논의의 가치가 없는 문제로 보이며, 결국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언론이 보도하는 행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모습이 명예훼손?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의 수감 전후의 모습을 비교해 보도하는 행위로 초점을 옮겨 보자. 수감 후 초췌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될까?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볼 품 없는 자신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형법 제307조는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 대해 처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죄와 관련해서도 공인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가 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출처 : http://www.freeqration.com

박 전 대통령의 초라한 올림머리를 국민들에게 보도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안일까.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몰고 온 오만하고 권위적인 박근혜 정부의 본질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초라한 모습을 보도하는 행위에 대해 “이건 법치이며 법치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꼿꼿하던 올림머리가 무너져 내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법치가 바로 서는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행위가 아닐까.

흐트러진 여성의 머리 모양이 공개되는 것이 인권침해인가? 여성은 항상 단정하게 정돈된 외모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당위를 강조하는 사회적 시선은 오히려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인권침해가 아닌가? 여성 정치인이 여성이라는 프레임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모순을 역설해서는 안 될 일이다.

 

뉴스톱의 판단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온 국민의 관심사고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은 공인이다. 공인에 대한 언론보도는 초상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박 전 대통령 올림머리는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보도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 다만 재판부의 법 해석과 판단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류여해 자유한국당의 최고위원의 주장 "박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대체로 거짓에 해당된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저작권자 © 뉴스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현재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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