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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침묵하나

기사승인 2019.07.03  12: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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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행간] 국무회의에서 일본 보복조치 언급 안 한 문 대통령

*이 기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준일의 행간'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행간'은 매일 중요한 이슈 하나를 선정한 뒤 그 배경과 주목할 사안을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열렸는데 일본의 보복조치에 대해 아예 논의를 안했습니다. 청와대는 대응창구를 산업통산자원부로 일원화하고 청와대나 개별 부처차원의 대응은 자제한다는 방침입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무역보복조치에 대해 왜 침묵하는지, 일본의 속내는 무엇인지 <일본 보복조치 언급 안 한 문 대통령> 이 뉴스의 행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KBS 화면 캡처.

1. 어차피 선거용

일본 정부가 G20 행사가 끝나자마자 발표한 것은 첫 번째는 포경 재개, 두 번째는 한국 제재입니다. 둘다 정치적 이벤트입니다. 일본은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31년만의 고래잡이 재개는 과거 상업포경이 활발했던 홋카이도 아오모리, 미야기, 야마구치 등을 의식한 조치입니다. 야마구치현은 일본 아베총리의 지역구입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반한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제재는 일본 자민당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 볼 것이 없는 게임입니다. 아베 총리는 일단 과반인 123석 확보가 승패의 기준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내심 개헌 통과선인 3분의 2이상 확보를 노리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문제를 국제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 ‘일본이 오히려 피해자고 한국이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겁니다. 현재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나 한국 정부가 무언가 발언을 하면 사태를 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아베의 정치적 목적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공식대응을 해서 자민당 선거를 도와줄 필요가 없습니다.

 

2. 확전은 불가피

당분간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2일 일본 교토통신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대상 품목에 군사전용이 가능한 전자부품 등을 포함하는 것을 일본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수출 규제에 이어 관세 인상, 송금 규제, 비자발급 엄격화 등 다른 보복조치 발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NHK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요구한 중재위원회 절차의 기한이 되는 오는 18일까지 한국 측이 응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대항 조치 실시 등을 검토할 태세라고 전했습니다.

2일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보복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의 신뢰 관계로 시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간 신뢰가 훼손되어 수출을 제한했는데 보복조치는 아니라는 이율배반적인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2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개했습니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화물에 대한 허가 특례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WTO 협정 21조는 ’안보상의 이유로 무역제재를 가하는 조치는 예외적으로 인정‘합니다. 향후 한국정부가 WTO에 제소할 것을 고려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해보면 일본은 각종 추가 보복조치를 계획하고 있고, 한국의 반발에 대한 대응책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변수는 한반도

그렇다면 일본의 한국 보복조치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현재는 한일 두 정부의 대화채널마저 끊긴 상태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급변하고 있는 동아시아 정세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존재감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입니다. 아베 내각이 판문점 회동 당시 한국과 미국에게 아무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일본 내에서는 소위 ‘일본 패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한국정부의 정보공유가 절실한데 한국 정부와의 갈등상태를 마냥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도 한국 수출제한은 지속되기 힘듭니다. 반도체 소재 수출이 막히면 한국기업뿐 아니라 일본기업의 타격도 상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에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이 G20에서 자유무역가치를 강조했는데 바로 무역보복조치를 취하는 것도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 참의원 선거 뒤에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적 피해가 커지는데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게 옳냐는 지적입니다. 일본 아베 정부도 참의원 선거 이후 물밑으로 한국 정부와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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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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