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가이드] 인터넷에서 믿을 만한 정보를 찾는 6가지 방법

  • 기자명 문기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7.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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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영국 도서관협회 (CILIP) 블로그에 게시된 정보검색 전문가 레슬리 스테빈스 (Leslie Stebbins) 의 글을 옮긴 것임을 밝힙니다. 이 기사가 한국의 많은 팩트체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 대졸자들이 직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맨 처음 뜨는 검색 결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심도 깊은 자료조사를 못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도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을 사거나 심지어는 건강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도 제대로 된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럴 때일수록 전문가들이 앞장서야 한다. 인터넷 유저들이 효과적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보의 블랙홀에 빠지다

몇 년 전 하버드에서 열린 발표회에 참석했을 때의 이야기다. 석학 두 사람이 발표에 나섰다. 발표자들 뒤의 대형 화면에는 참석자들의 질문 목록이 실시간으로 뜨고 있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이 주제에 대해 더 알려면 어떤 자료를 참조해야 합니까?”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발표자들이 내놓은 답변이 가관이었다.

“어… 구글에서 찾아보시면 될 걸요?”

 

이런 일을 여러번 겪고 나니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이 커졌다. 고민 끝에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정보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고 ‘팩트’를 찾아내는 데 있어서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을 재평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강단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친 지 어언 20년만이었다.

우선 “정보 모험”에 나섰다. 관심있는 주제를 고른 뒤 그와 관련된 정보를 힘 닿는 데까지 모은 다음 하나하나 검증해 보기로 했다. 이후 몇 달간 레드와인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개에게 공감능력이 있는지, 각종 리뷰 사이트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등을 닥치는 대로 연구했다. 그리고 나서는 개별 정보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증 작업에 나섰다. 위키피디아에 등록된 자료라던가, 사용자들이 남긴 업소 리뷰 등등. 구글, 페이스북, 웹MD를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정보를 어떻게 정하는지도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나름 인터넷 리터러시 전문가라고 자부했는데 모르는 개념이 이렇게나 많이 나올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검색 엔진 최적화 (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 아스트로터핑 (이익집단의 메시지를 마치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의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 역주), 딥웹, 댓글알바, 네이티브 광고, 군중심리와 확증편향 등등…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처음 보는 내용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오늘날 미디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

 

조회수 상위 5개 안에 들면 믿을 만한 정보다?

지난 2010년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하나 나왔다. 인터넷 유저들이 지나치게 구글에 의존하며, 검색한 자료 가운데 조회수가 가장 많은 5개를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로 꼽았다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 능력이 어마어마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글 역시 악성 유저들의 ‘검색엔진 최적화’에 취약하며, 회사 차원에서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 따라서 높은 조회수가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이 문제를 3년간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한 끝에 책을 한권 냈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 인터넷에서 신빙성 있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효과적인 검색을 위한 핵심 전략 여섯 가지를 여기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 1. 시작이 반 – 신뢰할 만한 소스를 찾아라.

일단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소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 검색하면 맨 위에 뜨는 링크만 참조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보를 먼저 찾고 출처를 추적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얻을 소스를 먼저 찾고 그 다음에 검색하자. 신뢰할 만한 소스를 먼저 정해 놓고 시작하면 이미 절반은 했다고 보면 된다.

구글 대신 구글 학술 검색을 이용하는 것이 한 예다. 클릭 한번으로 할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더 복잡하고 오래 걸리기도 한다.

 

  • 2. 검색의 심리학 – 심리적 장애물을 극복하라.

최적의 검색 전략을 고민하면 할수록 올바른 검색을 방해하는 심리적인 장애물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개인의 신념과 성향뿐 아니라 여러가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수집한 자료의 성격이 달라진다. 본인이 사고하는 경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거기에 맞춰 검색 방법을 정해야지만 허위 정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 정보 휴리스틱 (신속하고 즉흥적인 의사 결정 방법론; 역주)에 관한 연구결과는 검색자의 심리상태에 의해 정보 검색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 휴리스틱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검색을 할 때 뇌가 선택하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대표적인 예로 다수 견해에 편승하는 ‘밴드웨건 (bandwagon)’ 심리가 있다. 휴리스틱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정보를 찾는 데 드는 정신적인 노력을 줄여주지만 판단 과정에서 편향과 오류를 낳기도 한다.

 

  • 3. 전문가, 아마추어, 그리고 군중 – 생산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의 특성과 장단점을 이해하라.

‘전문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소위 ‘전문가’가 내놓은 정보와 보통 사람들이 만든 정보는 그 신빙성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야에 따라 다르다. 대체적으로 전문가가 생산한 정보가 공신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특정 다수의 비전문가가 기여한 내용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생산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의 특성을 이해하여 소스를 유연하게 취사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의학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의사를 찾지만 연애상담은 친한 친구에게 받는 식이다.

 

  • 4. 맥락, 동기 그리고 편향 – 정보의 맥락을 파악하라.

맥락 (context)은 정보의 생산, 전파 그리고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아우른다. 정보가 생산자의 동기에 따라 구성되고 편집되는 방식뿐 아니라, 당신이 검색을 하는 이유 역시 맥락에 포함된다 볼 수 있다 (과제나 논문 작성? 친구와 내기? 아니면 단순히 시간 때우기?). 생산자와 수용자 양측 모두가 자료의 맥락 형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한다면 더욱 균형감 있게 정보를 다룰 수 있다. 항상 맥락을 똑바로 알고 검색에 임하자. 단적인 예로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를 담배회사가 후원했다면 그 결과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 리가 없다.

 

  • 5. 비교하고 보충하기 –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자료를 검증하고 보강하라.

모든 학술연구는 기존의 발견을 검증하는 데서 시작한다. 기존 연구에 관한 문헌 검토 (literature review)가 철저하면 철저할수록 논문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이유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도 마찬가지다. 당장 같은 주제에 대해 다른 설명을 내놓은 자료만 수천 수만건임을 알 수 있다. 귀찮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양한 자료를 비교-분석해야지만 ‘팩트’에 가까워질 수 있다.

 

  • 6. 더 찾아보느냐, 그만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시간 안배를 현명하게 하라.

깊게 파고들자면 끝이 없는 게 정보 검색이다. 제아무리 간단한 정보라 할지라도 그 배경이 되는 근거 자료는 산더미고, 관련 주제는 궁금증이 하나 해결될 때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해당 정보는 어떻게 생산되었나? 저자는 누구인가? 어떤 목적을 갖고 쓰여졌는가? 다른 사람들도 여기에 동의하는가? 출처는 어디인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최대한 간략한 자료를 찾아서 ‘치고 빠지는’ 기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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