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찢어질 때까지 맞겠다"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이후 행보는?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08.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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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중 '김준일의 행간' 내용을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요즘 언론에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사람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어제는 무려 5가지 이슈로 기사가 나왔는데요. 첫 번째, 법무무 장관 임명이 유력하다는 기사, 두 번째, 서울대 학생들이 뽑은 2019 상반기 ‘가장 부끄러운 동문상’에 80%대 득표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 세 번째 서울대에 조국 교수 복직에 대한 찬반 대자보가 나란히 붙었다는 기사, 네 번째,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조국을 겨냥한 ‘폴리페서 방지법’을 발의했다는 기사, 다섯 번째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의 신간 <반일종족주의>를 페이스북에서 비판했다가 사시존치모임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다는 기사입니다.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전직 공직자 중에서 이렇게 대중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받는 사례도 드물 것입니다. <찬반 대자보에 고발까지 당한 논란의 조국>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자 법무부장관 후보자. 출처:청와대

1.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조국 전 수석과 얽힌 필자 개인적 에피소드입니다. 올해 3월 조국 수석이 필자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습니다. 정치인 홍보용 계정이 신청을 한 경우는 있었지만 직접 페북을 관리하는 조국 수석같은 사람이 페친 신청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메신저로 ‘페친신청 감사하다’고 보내자 조 수석이 답변을 보냈습니다. 일부만 공개하면 조 수석은 “동네북이 된 상태인데 북이 찢어질 때까지 맞으면 일하다가 나올 생각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많이 도와 주세요”라고 답변했습니다.

조국 수석은 원래 SNS 활동을 많이 했지만 본격적으로 정치적 메시지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올래 들어서입니다. 올 초엔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필자에게 보낸 페북 메시지를 보면 조 수석도 SNS활동으로 공격을 받을 것을 익히 알고 있지만 정면돌파를 하겠다, 문재인 정부를 위해 스스로 모난 돌이 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최근 조 전 수석에 대해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절반은 본인의 SNS 활동 때문입니다.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한 것도 페이스북에 이영훈 교수의 <반일종족주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고, 폴리페서 논란에 대해서는 본인의 활동이 앙가주망(engagement의 불어단어), 지식인의 사회참여라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기사가 났습니다. SNS 활동으로 대표되는 모난 돌 행보가 상당히 의도적이란 얘기입니다.

 

2. 안티도 나의 힘

조국 교수는 임명직 공직자입니다.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같은 선출직 공직자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런데 최근 조 수석의 행보는 전형적인 선출직 공직자입니다. SNS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중들에게 본인의 존재를 어필할 필요가 있는 선출직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입니다.

조국 수석은 최근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선 호불호가 갈릴만한, 그래서 누군가는 열광하게 만들고, 누군가는 싫어하게 만드는 내용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인 ‘경제전쟁이 발발했다 이런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보수, 좌우가 아닌 애국이냐 이적이냐이다“란 글입니다. 국민을 편가르기 하려는 것이냐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선후보급 유명정치인의 특징 중 하나가 팬덤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필연적으로 안티팬도 두텁게 형성이 되는 겁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지금 조국 전 수석의 모습이 딱 그렇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정치인은 본인 부고만 아니면 언론에 이름이 나오는 걸 반긴다'고 합니다. 인지도 측면에서 보면 안티팬도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본인의 거취를 놓고 대자보를 붙인 서울대 학생들에게 대해 “학생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논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학생이 교수를 비판하는 것은 문제 없다”고 페이스북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안티팬도 다 받아들이겠다는 건데, 향후 정치인 조국의 가능성에 관심이 가는 이유입니다.

 

3. 예고된 가시밭길

청와대는 9일 법무부장관 후보에는 조국 수석을 임명했습니다. 앞으로 장관 조국의 행보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요.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정인 주미대사 임명은 오만과 독선의 결정판”이라며 지명 반대를 분명히 했습니다. 어제 사시존치모임이 조국 수석을 고발한 것은 이영훈 교수의 명예훼손이 명분이었지만 실제론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반대를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였습니다. 사시존치모임은 본인들은 정치적 입장이 없고, 사법시험을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홍준표 후보 대선 유세장을 찾는 등 보수적인 색깔을 자주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향후 법무부장관 조국과 관련해 몇 가지 이슈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두 번째 장관이 된 후에도 SNS활동을 계속할지, 세 번째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하지 않고 검찰개혁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등입니다. 당장 이번 청문회는 조국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문회라는 검증의 장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앞으로 '공직자 조국'이 아닌 '정치인 조국'의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장관이 된 이후 SNS 활동이 현재와 비슷할지도 궁금합니다. 법무부장관이란 자리가 주는 무게감과 상징성은 청와대 민정수석자리와는 또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성향이 상당히 다른 조국-윤석열 콤비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상당히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에 검찰개혁 과정에서 이들의 협력과 관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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