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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세보다 한국 방위비 받기 더 쉽다” 트럼프 발언 검증 전혀 없었다

기사승인 2019.08.22  14: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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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의 언론 모니터] '외신보도 무조건 인용하는 방송사들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시사했습니다. 다음날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내가 합의했습니다. 한국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했습니다. 관계는 매우 좋아요”라고 방위비 증액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이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었습니다.

 

9일(현지시간)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미군사훈련을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이라며 다시금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습니다.

 

믿고 쓰는 외신보도? 2차 검증은 나 몰라라

이 와중에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EXCLUSIVE/Trump cracks jokes about Equinox scandal, kamikaze pilots at Hamptons fundraiser>(8/9)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받는 것이 아파트 월세 수금하는 것보다 쉬웠다”라고 말했다고 보도되었는데요.

△ 트럼프 대통령 관련 단독 기사 낸 뉴욕포스트(8/9)

 

 

이 기사는 ‘EXCLUSIVE’, 즉 뉴욕포스트 단독 기사였습니다. 뉴욕포스트 외에는 보도한 언론이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을 보도할 때는 최소한의 교차검증을 해본 뒤에 전달했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우리나라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볼 때,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발언을 트럼프도 백악관도 타 언론도 사실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8월 12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중 KBS, SBS, JTBC, TV조선이 이를 그대로 보도했고, TV조선은 2건이나 보도했습니다. 마땅히 2차 검증을 하고 보도해야 할 내용이었지만, SBS를 제외한 KBS, JTBC, TV조선은 뉴욕포스트의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는 보도태도를 보였습니다.

 

트럼프가 ‘동맹국 한국을 깎아내렸다’고 확신한 TV조선

TV조선 <“뉴욕 월세보다 韓 방위비 받기 더 쉽다”>(8/12 박소영 기자)에서 신동욱 앵커는 뉴욕포스트 기사 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 말을 그저 단순한 방위비 인상 압박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그저 미 국내용 발언이니까 무시하는 게 좋을지 참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드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박소영 기자는 뉴욕포스트 기사에 나온 트럼프의 발언을 전하며,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억양과 아베 총리의 발음을 따라하며 동맹국을 놀렸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TV조선 <앵커의 시선/아파트 월세와 한국 방위비>(8/12 신동욱 앵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냈다는 뉴욕포스트의 보도를 언급하며 “물론 허풍이긴 합니다만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비유를 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말미에는 “동맹국 한국은 깎아내리고 북한을 감싸고 도는 미국 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며 2년을 지나는 사이 지금 우리 정부에겐 어떤 갓끈이 남아 있는 것일까요”라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 뉴욕포스트 전제로 한반도 운전자론에 의구심 표한 TV조선(8/12)

 

KBS <“韓 방위비, 월세 받기보다 더 쉬워”>(8/12 서지영 특파원)도 “현지시각 9일 뉴욕에서 열린 재선 캠페인 모금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파트 임대료 114달러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 받아내는 게 더 쉬웠다’는 말을 했다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는 이어 뉴욕포스트에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임대료 수금 경험에 빗대 한국에서 방위비를 더 받아냈다는 걸 자신의 업적으로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JTBC도 마찬가지였습니다. JTBC <“월세 받는 것보다 한국 10억 달러 받는 게 더 쉬워”>(8/12 임종주 특파원)에서는 (뉴욕포스트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어릴 적 아버지와 임대료를 수금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을 치적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내기도 했다고 신문(뉴욕포스트)은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조롱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시청자들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사실은 밝힌 SBS

그러나 SBS 보도는 조금 달랐습니다. SBS <“트럼프, 임대료보다 韓서 10억 달러 받는 게 더 쉬워”>(8/12 손석민 특파원)는 기사 말미에 “뉴욕포스트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선정적 편집으로 유명한 보수 성향 매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발언은 백악관 홈페이지나 다른 매체들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뉴욕포스트의 단독 기사이고 이후 다른 매체에서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백악관 홈페이지에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매체의 성향을 짚어줌으로써 시청자가 참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한 것입니다.

△ 뉴욕포스트 단독보도 인용하면서 백악관 공식의견 검토하거나 뉴욕포스트의 매체 특성 알린 SBS(8/12)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8월 1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팩트체커 ccdm19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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