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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머리채' 잡은 한국 남성, 일 극우에 '먹이감' 줬다

기사승인 2019.08.26  10: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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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행간] 야후 재팬 달군 한국 남성의 일본 여성 폭행사건

지난 23일 한국을 찾은 20대 일본인 여성이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한국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일본인 여성은 “한국 남성이 말을 걸어와 대답하지 않았는데 자신을 무시하냐며 폭언을 해 동영상을 촬영하자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경찰은 24일 가해 남성 신병을 확보했고 25일 조사를 했습니다. 해당 남성은 “영상이 조작됐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폭행 모욕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이 사건은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상황에서 양국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주요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했고, 이 사건을 다룬 기사는 일본 야후재팬의 댓글많은 뉴스 최상단에 올라 있습니다. <야후재팬 달군 한국남성 폭행사건>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야후재팬에 댓글 많이 달린 기사 1위에 오른 요미우리신문의 ‘한국 남성, 서울에서 일본 여성에게 욕설 퍼붓고 머리 잡아’ 기사.

 

1. 먹이감을 던졌다

일본 경제보복에 이어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로 한일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한국 남성의 일본 여성 폭행 사건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요미우리는 24일 ‘한국 남성, 서울에서 일본 여성에게 욕설 퍼붓고 머리 잡아’ 기사를 보도했고 댓글만 1만4000개가 달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한국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시 주의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여행을 다녀온 일본인들이 SNS에 “안전하다” “친절함에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을 올리면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한국을 좋아해 찾아온 손님을 두들겨 팸으로서, ‘한국은 치안이 불안한 나라’란 잘못된 인식을 증명한 셈이 됐습니다. 일본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을 보면 “역시 한국, 가지마라” “폭행도 문제지만 한국 인터넷에서 이것이 자작극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등이 올랐습니다. 일본 우익과는 수준이 달라야한다며 절제해오던 한국 시민사회의 노력이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피해 여성은 케이팝을 좋아하며 친한국 콘텐츠 유튜브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실종된 '피해자 중심중의'

YTN은 지난 24일 오후 4시 15분쯤 ‘[단독 인터뷰] '일본인 여성 폭행 논란' 남성 만나보니...’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해당 남성은 ’여성들이 나에게 욕을 했다. 외모를 비하하는 반응에 화가 나 여성의 머리채는 잡았지만 폭행한 사실은 없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YTN은 “피해를 주장한 일본 여성에게 SNS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며 기사를 마쳤습니다. 이 보도 뒤 일본 여성들이 영상을 조작했다는 음모론인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기됐습니다. 주변에 한국인 지인들이 있었는데 경찰에 신고를 안 한 것으로 볼 때 의도적으로 폭행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YTN 기사는 균형보도를 가장한 무책임한 저질보도입니다. 우선 공정보도가 목적이었으면 어떻게 해서든 피해자의 반론을 받아보도했어야 했습니다. ‘연락했는데 응답이 없었다’고 한 줄 덧붙여 마치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한 것 같은 인상을 줬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저버렸다는 겁니다. 폭행 사진 및 동영상 등 가해 증거가 명백한 상황에서 가해자의 일방적 변명을 일일이 들어주는 것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겁니다. 위안부 사건과 관련해 반론권을 준다며 일본 극우들의 “위안부는 자발적이었다”는 주장을 언론이 그대로 전달하면 안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 여성이 일본 남성에게 폭행당한 동영상이 명백히 있는데 일본 언론이 “한국여성이 먼저 욕했다”는 주장을 전달하면 어떻게 느껴질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경찰도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속하게 신병을 확보해 조사했습니다. 언론은 시간을 두고 경찰조사에서 나온 남성의 주장과 반대 입장을 골고루 보도했어야 했습니다. 현재 가해 남성 인터뷰 내용은 일본에 번역되어 한국인들의 ‘적반하장’ 사례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YTN의 시덥잖은 단독 욕심에 한국 이미지만 나빠졌습니다. 

 

3. 일상화된 '2차 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홍대 폭행당한 일본녀 주작 의심 정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널리 퍼졌습니다. ‘무슨 녀’라고 부르는 것부터 여성에 대한 멸시를 담고 있습니다. 한류팬을 자처한 일본 여성이 한국을 사랑한다면서 폭행당한 동영상을 올린 것 자체가 조작이 의심된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폭행사건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글도 많았지만 “토착왜구들이 이슈화 시킬려는 의구심이 든다” “일본인이 맞은 거라서 참는다” 등 2차 가해글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일본에서도 비난받고 있습니다. 야후재팬의 베스트 댓글에는 “이 시기에 한국여행을 다녀와서...”라며 피해자를 비난한 댓글이 있습니다. 한 일본 남성 유튜버는 “왜 하필 남자에게 ‘민폐입니다’라고 말해서 화를 돋구냐. 잘 대처하고 바로 사과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왜 결정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해 가지고 남자를 자극하냐’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맞은 사람이 잘 못 처신해 벌어졌다는 겁니다. ‘일상화된 2차가해’ 때문에 피해자는 다시 한번 분노를 머금고 있습니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저작권자 © 뉴스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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