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퇴진” 시국선언 교수대표 72%는 '반동성애 기독시민연대'

"진보 보수 총망라" 주장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대표자 사회활동 확인

  • 기사입력 2019.09.18 07:44
  • 최종수정 2019.12.09 15:59
  • 기자명 박강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서명자가 17일 오후 6시 기준 276개 대학 2126명을 기록했다. 온라인 서명을 받기 시작한지 나흘 만에 쌓인 숫자다. 16일 700여명이었던 수가 하루 사이 세배 가량 뛰었다. 가파른 성장세를 두고 조국 사태를 둘러싼 교수 사회 여론 추이가 규모 면에서 ‘최순실 사태에 육박’한다거나 ‘이건 4.19’ 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시국선언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수많은 비리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낙망하게 만든 조국 대신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며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법무부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요지가 담겼다. 선언문을 작성하고 서명을 주도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기세를 몰아 오는 19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숫자는 점점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온라인 서명 페이지 캡처

한편 일각에서는 서명을 주도한 학교별 대표 교수 명단이 뉴라이트나 동성애반대 모임에서 활동하는 인사 일색이라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거나 대표자를 제외한 시국선언 참여자 대부분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점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두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의 정교모 관계자는 “정치 성향을 떠나 사회적 책임에 따라 참여했다”, “(이름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명단 공개는 어렵다” 등의 입장을 내놓았다. 아울러 관계자 입을 통해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은 ‘이번에 갑자기 생긴 모임’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관련하여 뉴스톱에서 ‘진보와 보수를 총망라’했다고 알려진 시국선언 참여 교수들의 면면을 확인해 봤다. 실명과 소속이 공개된 47명의 학교별 대표자를 대상으로 이력의 일부를 조사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시국선언 학교별 대표 교수 47명 중 34명은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4명은 뉴라이트, 2명은 한국창조과학회 소속이다.

학교별 대표 교수 47명 중 34명이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소속

2019년 9월 17일 기준으로 해당 선언문에 대표자로 이름을 낸 학교별 교수는 다음 47명이다.

감리교신학대학(한정선), 강원대(차성도), 가천대(차한), 경기대(조성환), 경북과학대(송창훈), 경북대(조성표), 경상대(박연식), 경희대(최현림), 고려대(김일수, 윤석구), 고신대(이상규), 국민대(이호선),금오공대(박창용), 광주여대(두영택), 동명대(이미련), 동서대(이종익), 동아대(강영무), 명지대(이웅상), 백석대(김윤태), 부산대(김장환), 부산외국어대(손기섭), 서강대(신운섭),서울대(민현식), 서울신학대(정인교), 서원대(김성건), 성신여대(박기성), 세종대(이근영), 숭실대(김영한), 아주대(임석철), 연세대(이삼현), 영남이공대(황남성), 이화여대(용환승), 인제대(이우용), 전남대(최보길), 전북대(강길선), 조선간호대(민순), 총신대(이상원), 충남대(오정수), 충북대(오기완), 충청대(오원진), 한남대(박문식), 한동대(한윤식), 한밭대(임채욱), 한서대(오세준), 한양대(한정화), 호서대(임완기), 카이스트(이효철)

이 가운데 34명은 반동성애 활동을 한 전력이 있다. 2017년 8월 반동성애 기독시민연대는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서명’에 참가한 교수 목록을 공개했다. 해당 서명에는 총 223개 대학 2158명의 교수가 이름을 실었고 그 중 34명이 이번 정교모의 시국선언 대표자 명단과 겹친다. 대표자 명단의 약 72%에 해당하는 숫자다. 관련 교수들의 구체적 언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보길 전남대 교수, 윤석구 고려대 교수, 임석철 아주대 교수는 지난해 7월 ‘위헌•위법적인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폐지 및 박상기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참가했다. 위 34명 교수들이 이름을 올린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전국교수연합’에서 주최한 해당 집회에서는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에 의해 동성애와 동성혼이 합법화되고 다자성애, 소아성애, 수간, 근친상간 등 온갖 관계가 합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현림 경희대 교수는 2016년 국회정책포럼에 참가해 “억제를 통해 청소년의 동성애 성향을 약화할 수 있다”며 “동성애에 중독 상태가 된 이들은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민순 조선간호대 교수는 2014년 11월 ‘동성애 입법화 반대’ 행사 자리에서 “청소년들이 동성애가 에이즈와 관계없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될 까봐 우려된다”고 발언했다. 이상원 총신대 교수는 2017년 동료 교수들에게 “교수님들 전공분야에서 동성애, 동성혼을 신학적, 학문적으로 비판하는 논문과 글들을 가능한 한 많이 발표해 주셔서 사상적, 신학적 배후 지원을 해주면 고맙겠습니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또 오원진 충청대 교수와 이미련 동명대 교수는 2017년 8월 국회 앞에서 ‘동성애 동성혼 합법화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에 참가한 바 있다.

동성애 반대 서명을 한 교수 중에는 별개 사안으로 이름을 남긴 이들도 있다. 황남성 영남이공대 교수는 지난 5월 국회 ‘공명선거쟁취 대토론회’ 자리에서 “문재인씨가 지금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저희는 대통령이라고 인정하지 못한다. 왜냐면 부정선거로 당선됐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상규 고신대 교수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논란이 한창이던 2015년 10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지지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시국선언 대표자 47명 이력 정리

뉴라이트 성향 교수는 4명, 창조과학회 교수는 2명, 10명은 특이사항 없어

조국 퇴진 시국선언 학교별 대표자 47명 중 4명은 뉴라이트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확인됐다. 조성환 경기대 교수는 뉴라이트 운동 싱크탱크인 ‘뉴라이트 싱크넷’ 출범에 참여했다. 탄핵 촛불 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 2월에는 ‘한국자유회의가 촛불에 묻는다’ 대국민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지금의 촛불 정치는 민주•진보를 자칭하나 실상은 북한 정권에 굴종하거나 북한정권을 두둔하는 ‘민족지상주의 통일전선 세력’에 의해 조직되고 선도됐다”는 발언을 했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전체주의적 전복혁명’이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앞선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서명’ 명단에도 이름이 있다.

뉴라이트 출신으로 알려진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 역시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시절인 2009년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노동 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것이 내 소신이다”라고 밝혀 물의를 빚었다.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는 대한민국교원조합의 전신인 ‘뉴라이트 교사연합’ 상임대표 출신이다.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보수우파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러났다. 이호선 국민대 교수는 2008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를 비판하는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창조과학회 소속 교수도 눈에 띈다. 이웅상 명지대 교수는 한국창조과학회의 3대, 5대 회장을 역임했다. 차성도 강원대 교수는 한국창조과학회 춘천지부장이다. 두 교수 모두 위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전국교수연합’에 이름을 실은 34명에 포함된다.

조국 장관 퇴진 시국선언 학교별 대표 교수 47명 중 37명은 반동성애와 뉴라이트 활동 전력이 있다. 이름을 밝힌 이들의 78%에 해당한다. 나머지 10명의 교수에게서는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2079명의 교수들에 대해서는 조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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