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홍준표 "노무현 뇌물 계좌"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7.04.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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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으며 검찰수사에서 계좌까지 나왔다는 주장을 했다. 
 
2017년 4월 13일 SBS 주최로 진행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을 몰랐는가. 중앙수사본부에서 밝힌 내용이다. 계좌까지 다 나왔다”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했다. 
 
노 전 대통령은 홍 후보의 주장대로 차명계좌를 통해 뇌물을 받았을까. 뉴스톱이 홍 후보의 발언을 팩트체크했다. 

검찰, 뇌물수수혐의로 수사했으나 입증 못하고 종결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의혹에 대해 수사를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15억원을 빌려준 것에 대해 뇌물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했다. (기사) 그러나 당시 수사진은 퇴임 이후 박연차와의 거래는 사적 거래라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 

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으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09년 4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노 전 대통령 및 가족, 주변 인물을 소환해 재조사를 시작했다. 2009년 4월 12일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소환 조사했다. 4월 23일 언론은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회갑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 시계를 선물했다는 박연차 회장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고 일부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품 시계를 추정해 보도하기도 했다.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5월 13일, 언론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회갑선물로 받은 억대 고가의 시계를 권 여사가 논두렁에 버렸다는 노 전 대통령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고 6월 12일 대검 이인규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혐의는 뇌물수수였으나 사망했으므로 수사를 중단했다.

이후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2015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는 국정원의 주도로 이루어졌으며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서 언론에 흘렸다"고 밝혔다.

 

"노무현 차명계좌" 주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실형

차명계좌와 관련한 기록을 살펴보자.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은 2010년 3월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전날 10만원건 수표가 입금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돼 자살에 이르렀다”고 기동대장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조 전 청장은 2012년 대법원에서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기사)
 
위의 사실들을 종합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으며 퇴임 이후 차용증을 써주고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빌린 기록은 있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차명계좌가 나왔다고 주장한 조현오 경찰청장은 결국 증거를 대지 못했으며 대법원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다. 
 

뉴스톱의 판단
홍준표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와 차명계좌 의혹은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이미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사안이다. 홍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참여정부 때 노 전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홍 후보는 2월 28일 "지금 1등 후보(문재인)는 자기 대장이 뇌물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했고, 3월 2일에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뇌물 받은 후 자살) 발언은 팩트"라고 주장하며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  뉴스톱은 홍 후보의 발언을 ‘거짓’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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