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씨 "한겨레, 트윗으로 상징조작" 전말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7.09.12 21: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일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성주 기지에 추가로 반입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진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반대를 말한 적 없기 말바꾸기가 아니라는 지지자의 반론도 나왔다. 

진보언론은 대부분 문재인 정부의 사드배치를 반대했다. 특히 한겨레는 이날 여러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사드발사대 추가 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임시배치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국민동의 없는 사드배치며 절차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대선 기간 사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jtbc 캡처

이에 대해 문재인 적극 지지층이 주독자인 인터넷 언론 NewBC(뉴비씨)가 한겨레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토론에서 북이 6차핵실험을 강행하면 사드배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말바꾸기가 아니며 이를 비판하는 언론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자사 방송에 출연한 뉴비씨 보도부문 대표 권순욱씨는 거친 표현을 쓰며 한겨레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의 그날... '광주가 이랬겠구나'>라는 제목의 5월 28일 한겨레 트윗을 문제 삼았다. 

트윗에 인용된 기사의 원 제목은 <손주들 생각하며 어떻게든 내 선에서 막아야지>이다. 4월 2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기습적으로 성주기지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주민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이후 한겨레는 당시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임 부녀회장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이 되어 '5.18 광주'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5월 28일에 홈페이지에 게재됐고 트위터에도 게시됐다. 

뉴비씨는 이 트윗이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발사대를 추가배치한 9월 7일 갑자기 한겨레 공식 트위터에 다시 올라왔다며 한겨레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대표의 핵심 발언은 아래와 같다.

"이러니까 일베가 만들어진 배경에 저런 감성팔이, 상징조작이 있다. 지금 소성리에서 전문시위꾼들이 하는 일은 폭력 충돌 상황을 일으켜서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한겨레는) 그걸 상징화시켜서 이슈화시키는 것이다. 팩트를 부풀리고"

송은정 진행자와 권 대표는 "광기다" "이건 쓰레기라고 밖에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가짜뉴스다" "광주시민들이 지금 이 정도 당한 걸 가지고 민주화운동이라고 듣는단 말입니까"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겨레 안에 얼마나 주사파가 많길래"라며 이념 문제제기도 했다. (방송 35분부터)

 

그런데 한겨레는 이 트윗을 다시 올린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는 '[알림] 사드 배치 관련 허위 사실에 대해 알립니다'라는 공지글을 9월 11일 게재했다. 실제 뉴비씨가 방송에 인용한 트위터 캡처 사진에는 날짜가 나오지 않는다. 한겨레는 과거 트위터 사진의 날짜를 누군가 지운뒤 유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겨레가 트윗을 올리지 않은 것이 밝혀지자 권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렸다. 권 대표는 "이 부분은 악의적이지는 않고 저희들이 진심으로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본의 아니게 유포하게 된 결과가 되었는데 유감을 표명합니다. 방송에서 했으니 방송에서 정정보도를 하고 정식으로 사과를하겠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번 건은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소동은 언론이 인용보도를 할 때 출처를 확인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전통 미디어, 신생 미디어 가릴 것 없이 소스의 출처를 확인하고 진위여부를 팩트체크한 뒤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 기본 윤리다. "우리쪽의 소스는 틀릴리 없다"는 당파적 확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은 개인 뿐 아니라 집단에게도 적용된다. 저널리즘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