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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궁금증, 팩트체크

기사승인 2017.11.23  15: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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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현행 국민안전처 소속 중앙소방본부를 소방청으로 독립시키기로 공약했고, 당선 후인 현재 2019년 1월부터 지방직 소방공무원 4만4792명 전원을 국가직으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에도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 지난 3일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시도지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골고루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배경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 소방관은 소방공무원법 제2조에 따라 300여 명의 국가소방공무원과 4만 여 명의 명의 지방소방공무원으로 나뉜다. 국가소방공무원은 행정안전부 산하 대한민국 소방청 통제를 받고, 지방소방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의 통제를 받는다. 소방본부, 소방서는 소방청의 소속기관이 아니라 직제상 지방자치단체 소속기관이다. 일선 현장에서 재난 대응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모두 지방소방공무원이며, 시·도지사는 물론 소방방재청장의 지휘를 동시에 받는다.

그런데 각 시·도의 재정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소방관 충원율, 시설 및 장비 확충 수준 등에서 격차가 크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수색 지원 활동을 하다가 귀환 도중 헬기가 추락해 소방대원 5명이 순직한 사고를 계기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실제로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관 자살현황 및 순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순직한 소방관(33명)보다 우울증이나 신변 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한 소방관(35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소방기본법 제8조와 관련 행정안전부령이 정한 현장인력 정원은 5만여 명이지만, 전국 소방공무원은 4만4000여명이며 이 가운데 현장인력 정원은 3만2000여명으로 정원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예산 부족의 이유로 현행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 부족은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는데, 2016년 현장 소방관 1인당 담당 인구수는 1579명에 달하며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3교대 기준으로 50시간을 넘겼다. 처우 역시 10년간 거의 나아지지 않아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3조에 따라 현재 위험근무수당 월 6만원(갑종 기준)으로 2007년(4만원)에 비해 불과 2만원 올랐다. 심지어 화재진화수당은 10년간 최대 월 8만원에 동결된 상태다.

송사를 겪는 경우, 소방공무원들의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소방공무원은 공상이나 순직을 인정해달라는 행정 소송, 화재·구조 활동 중 기물 파손 등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주로 겪는다. 사고나 질병이 발생해 공상·순직 소송을 벌이는 경우 소방공무원 본인 측이 스스로 사고와 질병이 공무와 관련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또 사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는 사례도 있는데, 소방공무원이 화재·구조 현장에서 기물을 파손하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경우도 잦다.

2016년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인 ‘알바몬’이 대학생 6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는 바로 소방관 및 구급대원(51.6%)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저평가된 직업’ 1위에도 소방관 및 구급대원(60.2%)이 압도적인 표를 받았다. 가장 존경받아야 할 일을 하지만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지방분권에 역행?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제2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표한 ‘자치분권 로드맵’을 통해 지방직소방공무원 4만4792명 전체를 국가직으로 전환하되, 시·도지사의 인사권과 지휘·통솔권은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재난에 대한 시·도지사의 총괄 및 조정 역할을 고려해서다.

이밖에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 소방공무원 근무 여건 및 장비 등의 지역별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소방본부를 시·도지사 직속으로 격상시켜 독립성을 강화하고 본부장 직급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또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소방 현장인력 2만 명을 확충할 계획도 밝혔다. 행안부는 의견을 수렴해 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중 소방공무원법 등 관계법령을 개정하고 2019년 1월에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소방관 국가직 전환 계획과 맞물려 대두되는 논쟁거리가 있다. 바로 소방관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직 전환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지방분권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 서울시, 충청남도 등 일부 지자체장들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방청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소방업무가 국민과 가장 밀접한 업무이기에 지방공무원으로 남아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지적이다.

소방관 국가직 전환과 비교되는 정책이 바로 경찰의 광역자치단체 단위 자치경찰제 전환 계획이다. 행안부는 가칭 ‘자치경찰법’을 제정해 현재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경찰 조직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하기로 한 바 있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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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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