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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마리화나, 그것이 궁금하다

기사승인 2018.01.15  0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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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장석의 실리콘밸리 팩트체크] 캘리포니아 여가용 마리화나 합법화 이후

2018년 1월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마리화나가 전면 합법화되면서 미국이 뜨겁습니다. 미국 언론은 거의 날마다 보도를 쏟아내고 있죠. 미국 50개 주 가운데 경제 규모 1위, 인구 1위인 주가 캘리포니아라서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기도 합니다.

마리화나 합법화로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산업 규모가 5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주정부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마리화나는 앞으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캘리포니아주는 기호용 마리화나에 15%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고 각종 허가와 관련해 막대한 수수료도 매겼는데요, 이제 금고 배를 불릴 기대에 부풀어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ureau of Economic Analysis) 자료를 보면, 캘리포니아는 2016년 GDP가 우리 돈으로 2600조원(편의상 1달러를 1000원으로 환산했을 때 금액)을 훌쩍 넘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땅 면적에 있어서만 알래스카, 텍사스에 뒤진 3위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주변도시와 실리콘밸리를 통틀어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Bay Area)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사는 이곳 베이지역에서도 마리화나는 아주 핫한 주제입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최대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도 사람들의 관심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죠. 한국 언론에서도 적지 않게 보도해왔고요.

이번 글에선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합법화와 관련한 핵심 사안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핵심이란 기준은 자의적으로 정한 것이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①'기호용 마리화나'는 대체 뭔가요

캘리포니아주에서 올해부터 합법적으로 팔고 사게 된 건 기호용 마리화나입니다. recreational이란 영어단어를 '기호용' 또는 '여가용' 이렇게 번역해서 붙이다 보니 나온 용어가 기호용 마리화나, 또는 여가용 마리화나입니다. 의료용(medical) 마리화나와 구분하기 위한 용어입니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1996년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주민투표로 '주민이면 누구나(나이에 관계없이) 의사 처방전을 받아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습니다.

이와 달리 캘리포니아 주민이든 아니든, 외국인이든 누구든 나이만 21세 이상이면 일정량의 마리화나(28.5그램=약 1온스, 마리화나를 농축한 해시시 hash는 8그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입니다. 술이나 담배처럼 기호품으로 규정한 것이죠. 그렇다고 술 담배 파는 상점에서 팔지는 않습니다. 별도로 허가 받은 판매점에서 팔죠.

의료용 마리화나라는 게 없었다면 굳이 기호용(또는 여가용)이란 단어가 필요 없었을 겁니다.

미국의 주별 마리화나 합법 여부. 캘리포니아주는 의료용 뿐 아니라 기호용 마리화나도 전면 합법화했다.

②합법인데 또 불법이란 건 또 뭡니까

캘리포니아주에선 합법인데, 연방정부 차원에선 여전히 불법인 게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이란 나라는 50개 주마다 별도의 법률을 갖고 있죠. 그 위에 상위 법인 연방 법률이 있고요. 미국에선 2012년 11월 콜로라도주, 워싱턴주가 주민투표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안건을 통과시킨 이래 지금까지 캘리포니아까지 총 8개 주에서 이미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습니다. 

하지만 연방법에선 마리화나가 약물관리법(Controlled Substances Act, CSA)에서 여전히 가장 위험한 약물류(Schedule Ⅰ)로 구분돼 있죠. 연방법에서 금지하는 걸 주법으로 합법화하는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데, 마리화나가 딱 그 경우입니다.

③마리화나가 합법인 주에서 마리화나 사서 이용하면 처벌 됩니까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마리화나를 사서 이용하는 경우를 보면 이렇습니다. 이용이라고 말하는 건 피울 수도 있지만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식품을 먹거나, 통증완화 로션 크림을 바르거나, 수면을 돕는 마리화나 농축액을 섭취하는 식으로 다양한 방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각종 지방정부가 고용해서 월급을 주는 경찰들은 별도의 불법행위가 있지 않은 한 캘리포니아 내에서 일어나는 합법적인 마리화나 구매 판매 공급 등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사법경찰을 중앙정부에서 선발해서 고용하지만, 미국에선 동네 경찰은 그 동네에서 고용합니다. 연방정부에서 고용하고 월급 주는 경찰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22개 주에서 주법 상 마리화나는 그 자체로 처벌 대상 약물도 아닙니다. 연방법과 다르죠. 다른 범죄와 연계되지 않으면, 주정부, 시정부 등에 소속된 캘리포니아 경찰이 마리화나 소지, 흡연 등을 처벌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④연방경찰은 단속하고 처벌한다는 건가요?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법적으로 연방정부의 녹을 먹는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등의 수사관이 캘리포니아에서 마리화나 또는 마리화나 제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을 검거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약물관리법 상 금지약물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비영리단체 Drug Policy Alliance 자료를 보면, 2016년 미국에서 마리화나 법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은 약 65만명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단순 소지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57만명 가량으로 89%를 차지했습니다(다만 연방정부 사법당국에서 체포한 사람이 몇 명인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거나 하지 않은 주정부 사법당국에서 체포한 사람이 몇 명인지는 별도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DPA는 1996년 캘리포니아의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시작으로 여러 주의 마리화나 합법화를 지원해온 단체이자 정부의 강경한 약물 처벌정책에 반대하는 단체입니다.

⑤그동안 합법화한 주에선 단속을 안 했다면서요?

맞습니다. 콜로라도처럼 합법화한 주에선 연방정부 사법당국이 단속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3년 8월 당시 제임스 콜 연방 법무부 부장관(Deputy Attorney General)이 연방 법무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콜 메모(Cole Memo)'라고 불리는 지침을 내린 뒤엔 줄곧 이런 기조였습니다. 지침의 내용은 '주 차원에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경우,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마리화나 구매 판매 생산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고, 범죄행위(미성년자에게 판매하거나, 범죄조직에 연루되거나, 해당 주 밖으로 빼돌리거나 하는 등)에 연관된 부분에 대해서만 단속하고 처벌하라'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에 대해선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었죠. 마리화나를 마약과 같은 강한 금지약물로 보지 않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식과 철학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죠.

콜 메모가 등장한 건 2012년 11월 콜로라도주와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주 두 곳이 미국 주들 가운데 처음으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합법화안이 통과됐으니 실제로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사업 허가도 내주고 규제도 해야 하는데, 연방정부에서 어찌할 지 알 수가 없으니 콜로라도와 워싱턴 두 주정부는 속을 끓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연방정부에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호소한 것이죠. 그 호소에 응답한 게 콜 메모였습니다.

콜 메모만큼이나 중요한 게 'Rohrabacher–Farr Amendment(Act)'라는 법입니다. 2014년 12월부터 발효된 이 법은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의 마리화나 판매 구매 재배 등의 서비스 전반을 연방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방법은 예산을 못쓰게 하는 것이었죠. 연방정부가 그런 업무를 하는데엔 아예 한 푼도 못쓰게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이었습니다. 단 매해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마다 갱신해야 하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⑥오바마 대통령은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했나요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건 아닙니다. 어릴 때 마리화나 피우기도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고, 과학적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마리화나가 술 보다 해롭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합법화를 추진한 건 아니었죠. 대신 호기심에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소지하고 있다가 붙잡혀서 중범죄자가 돼 왔고, 그 과정에서 특히 사회적 약자인 흑인들이 심하게 처벌을 받아왔다면서 그런 문제를 개선하자고 했죠.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3월 10일 온라인 미디어 VICE 인터뷰를 한 걸 보면 이런 생각이 잘 드러납니다 (인터뷰 영상에 14분 50초 부분 정도부터 해당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마리화나와 관련해 현행 사법체계가 폭력과 관련 없는 약물 법규 위반행위(대표적인 게 마리화나 단순 소지나 흡연)를 가혹하게 처벌하게 돼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일단 비범죄화(decriminalization)를 해나가자고 강조합니다. 비범죄화가 많은 주에서 진행이 되면 연방 의회가 나서서 마리화나를 지금처럼 가장 위험한 약물류(Schedule Ⅰ)가 아니라 그보다 덜 한 약물류(Schedule Ⅱ)로 분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였죠.

⑦트럼프가 임명한 법무장관이 법대로 처벌하겠다고 나섰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제프 세션스(Jeff Sessions) 법무장관인데요, 이 사람 아주 강경한 마리화나 처벌론자입니다. 1월 4일 자신의 이름으로 법무부 차원의 메모를 발표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마리화나 전면 합법화가 이뤄지고 4일만입니다. 미국 전국의 연방 법무부 검사들에게 '콜 메모를 폐기하니 현행 법대로 마리화나 단속 처벌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연방 검사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주법으로 마리화나가 합법인 경우든 아니든 상관없이 단속하고 처벌할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입니다.

다만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의 마리화나 단속에 예산을 쓸 수는 없을 겁니다. 'Rohrabacher–Farr Amendment(Act)', 이 아직 살아 있거든요.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예산안과 더불어 처리돼야 하는데, 예산안이 1월 12일 현재 아직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긴 합니다. 일부 의원들은 'Rohrabacher–Farr Amendment(Act)'를 갱신하면서 아예 '의료용'이라는 문구를 삭제해서 모든 합법화된 마리화나 단속에 연방정부가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런 시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엔 어떨지 모르겠군요.

⑧마리화나 피웠다간 나중에 미국 입국 거부될 수도 있나요?

시민권자가 아닌 한 그럴 수 있습니다. 1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되자 한국 언론에서도 그 같은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올해 1월 8일 KBS지난해 12월 30일 SBS 보도가 대표적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그런 내용을 전달했죠.

원칙적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한 미국에 입국할 때 과거 어느 때든 마리화나를 피운(마리화나 제품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입국 거부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영주권자라고 해도 그런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캘리포니아처럼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미국 내 지역에서 피웠든,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피웠든 상관은 없고요.

실제로 이런 이유로 입국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은 게 미국 이웃 캐나다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캐나다는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인 나라입니다. 지난해 9월 캐나다 언론에선 이런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캐나다에서 합법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이용하는 사람이 잠시 여행으로, 주법에 따라 의료용 기호용 마리화나 모두가 합법인 미국 워싱턴주로 자동차를 몰고 들어가려다가 겪은 사례였습니다. 그는 국경에서 입국 심사를 받으며 마리화나 피워봤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가 영구 입국 거부를 당했다고 합니다. 차 안에 마리화나 잡지를 놔두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질문을 받게 된 듯 합니다. 미국 물정에 상당히 어두운 사람이었던 듯 합니다.

공항이나 국경에서 입국 심사를 관장하는 국토안보부 관리들은 입국하려는 사람들 중 의심스러운 사람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랩탑 등 전자기기도 뒤져볼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2015년 10월엔 미국인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칠레에서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 공항으로 입국하려던 여성이 입국을 거부 당했습니다.

당시 입국 심사 관리들은 스마트폰을 뒤져서 과거 콜로라도의 한 마리화나 판매점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관리들은 위증을 하면 처벌 받는다면서 거기서 마리화나 피웠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여성은 콜로라도주에서 합법이니 아무 문제없는 줄 알고 “피워봤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영구 입국 거부를 당했습니다. 이렇게 영구 입국 거부를 당하게 되면 특별한 서류를 신청해서 임시 방문 허가를 받는 방법 외에는 미국 입국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입국 심사에서 자신이 스스로 마리화나를 피워봤다고 자백하지 않는 한 일반적인 경우 심사 관리들이 그 사람이 마리화나를 피웠는지 안 피웠는지 알아내는 건 여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과거 마리화나 범죄 경력이 있지 않는 한 말이죠. 앞서 언급한 캐나다인은 타고 있던 자가용 안에 마리화나 잡지가 있었던 게 빌미가 됐죠. 칠레에서 입국하려던 여성이 의심을 샀던 건 빈번한 입출국 기록 때문이었다고 합니다(남자 친구를 보러 자주 왔다 갔다 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마리화나를 피워본 일이 있지만 없다고 잡아 떼면 입국 심사 관리들이 알아낼 방법은 휴대전화를 뒤져서 혹시 사진이나 관련 자료가 저장돼 있는지, 소지품 중에 관련 물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 정도일 겁니다. 의심을 살 만한 자료를 저장하거나 소지하고 있지 않다면 누군가를 마리화나 흡연(사용) 혐의로 입국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란 얘기죠.

물론 미국 입국 거부와는 별개로 한국 국민이 국내외 어디서든 마리화나를 피우는 건 불법입니다.

황장석 팩트체커 sur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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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석 팩트체커    surono@naver.com  최근글보기
2002년부터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에서 정치부, 사회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2012년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퇴사 이후 실리콘밸리 근처에 거주하며 한국 언론을 통해 실리콘밸리와 IT기업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7년 실리콘밸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한 책 <실리콘밸리 스토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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