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무슬림 남성에게 성폭행당한 사진은 가짜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8.06.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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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500여명의 예멘 난민이 입국하면서 난민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무슬림에 대한 혐오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사실인 양 둔갑하기도 한다. 특히 유럽의 무슬림 난민(이민자)이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진이 널리 공유되고 있다. 이 사진이 사실인지, 어디서 온 것인지 뉴스톱에서 확인했다. 

아래 사진의 피해자들의 국적은 스웨덴, 영국 등 다양하게 표시되고 있다. 공통점은 무슬림 남성에게 폭행당했거나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이다. 

'무슬림 남성에게 (성)폭행당한 영국(스웨덴) 여성들'이란 제목으로 한국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는 사진.

보기에도 끔찍해서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피해자에 대한 연민을 일으키는 사진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사진은 무슬림에 의한 폭행 사진도 아니고 모두가 영국이나 스웨덴 국적도 아니다. 심지어는 남성도 포함되어 있으며 여성에 의한 폭행도 있다.

위 사진은 2010년대 중반에 유럽에서 처음 확산됐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난민으로 들어온 유럽 무슬림 남성이 스웨덴(독일 혹은 영국) 여성을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스페인어 violaciones en suecia (violations in Sweden, 스웨덴에서의 폭력) 혹은 이탈리아어 donne tedesche (German women, 독일 여성)로 구글에 검색하면 해당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사진이 유럽에 널리 퍼지면서 몇몇 매체가 팩트체킹을 했다. 16명의 피해자는 여러가지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왼쪽 위로부터 순서대로 확인했다.

1. 미국의 크리스티나 웨스트

이 여성의 이름은 Christina West이며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중이다. 2013년 음주운전을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폭행당했다. 출처:daily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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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캐나다의 쉘리 제소

이 여성은 Shelley Jesso이며 2009년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 조깅하는 동안 4명의 남자들에게 공격당했다. 가해자들은 캐나다인이었다. 출처:  CB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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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의 에밀리 맥카프리

이 여성은 Emily McCaffrey이며 2009년 미국에서 남편에게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 사건이며 이민자와는 상관이 없다. 출처:  jacksonfree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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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국의 레베카 비티

이 여성은 Rebecca Beattie이며 2012년 영국에서 영국 국적의 남자친구에 의해 폭행당했다. 이민자와는 관련이 없는 폭행이다. 출처: Daily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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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덴마크의 나나 스코브맨드

이 여성은 Nanna Skovmand며 2014년 덴마크에서 크리스마스에 그녀의 남자친구와 있을 때  10대 강도 3명에 의해 공격당했다. 3명은 덴마크인이 아니라 소말리아 출신이었다. 출처: bt.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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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호주의 브리태니 메릭

이 여성은 Brittany Merrick이며 2015년 호주에서 숀 러더라는 남성에게 얼굴을 세차례 공격당했다. 손 러더는 이민자가 아니다. 출처:Daily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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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국 스코틀랜드의 루시 뉴먼

이 여성의 이름은 Lucy Newman이며 2009년 스코틀랜드의 한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이민자 폭행과 관련이 없다. 출처 : DailySta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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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국의 에이미 레이 페리스

이 여성은 Amy Rae Ferris이며 201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다른 두 여성에게 폭행당했다. 출처 : Daily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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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출신ㆍ이름을 모르는 여성

이 여성의 출신과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상에서는 독일의 퀼론 혹은 슈투트가르트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국 맨체스터 출신이라는 주장도 있다. 2013년에 최초 사진이 유포됐으며 성폭행 피해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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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영국의 린 맥골

이 사진은 '문으로 들어간 여인(The Woman who walked into doors)'이라는 책에서 나왔다. 학대받는 여성에 관한 책이며 사례로 나온 3명의 학대받는 여성 중 한 명으로 이름은 린 맥골이다. 책은 2011년에 출간됐으며 사건은 1990년대에 발생했다. 출처 : Hub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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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국적ㆍ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모델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사진은 Special makeup effects company라는 웹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중 하나다. 이 사진은 더 이상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없다. 폭행당한 모습을 화장으로 연출한 모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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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영국의 폴 콜러 교수

이 사람은 Paul Kohler라는 영국의 교수이며 남자(!)다. 2014년 영국의 자택에서 마약 때문에 빚을 진 4명의 폴란드 범죄자에 의해 공격받았다. 출처 : Mirro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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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영국의 매리 브랜든

이 여성은 Mary Brandon이며 2014년 영국의 노팅힐 축제에서 성추행을 하려는 남성을 저지하다가 그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이민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Mirro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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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영국의 헬렌 그리브스

이 여성은 Helen Greaves이며 2016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친구와 있을 때 10명의 남자에게 폭행당했다. 이민자와의 관련성은 없다. 출처 : TheBoltonnews.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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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영국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성

이름을 알 수 없는 영국의 여성이다. 영국 버밍행에서 두명의 핸드백 강도에게 2013년에 폭행당했다. 출처 : Mirro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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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국적ㆍ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이름과 국적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언제 어떤 일로 폭행당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2010년부터 웹상에 사진이 등장했다. 폴란드어와 러시아어, 라트비아어 웹사이트에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15년에 남성에게 맞은 임신한 여자라고 나왔지만 2010년도 사진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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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사진 중 한 장은 남성 피해자며 여성이 여성에 의해 폭행당한 것도 있다. 국적은 미국, 영국, 덴마크, 호주 등 다양하다. 이민자 폭행이 확인된 것은 5번 덴마크의 나나 스코브맨드 사례 하나뿐이며 9번은 이민자 폭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진은 난민 혹은 무슬림 이민자들에 의한 폭행 사진이 아니다. 악의적으로 조작된 사진이다.

이 기사를 작성하며 폭행당한 여성들의 사진을 계속 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성에 대한 일상적 폭력이 만연한 것에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그 분노가 엉뚱한 사람에게 향해서는 안된다. 이민자를 겨냥한 이런 가짜뉴스는 혐오 폭력을 부추겨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슬림에 대한 혐오 조장 가짜뉴스는 난민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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