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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망중립성 폐지... 謹弔 인터넷 자유

기사승인 2017.12.18  0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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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중립성 원칙 폐지 파장과 각국 현황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한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의 폐지는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의 망중립성 폐지에 대한 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제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를 하던 기업이나 준비중인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자유롭게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던 소비자들에게 사용량에 따라 차등을 둘 수 있어 소비자 효용과 이용자 평등에서 후퇴하게 되는 결정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다. 특히 이 문제는 인터넷망 자체를 기업이나 정부가 직접 통제할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Illustration by Alex Castro

 

미 FCC표결 결과, 인터넷의 역사적 후퇴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14일 표결에서 3:2로 망중립성 원칙 폐지를 결정했다. 아지트 파이(Ajit Pai) FCC 위원장과 2명의 공화당소속 위원들이 폐지에 찬성했다.

아지트 파이 FCC의장


공화당은 기존의 망중립성 원칙은 과도한 규제로서 이를 폐지함으로서 인터넷 경제의 활력을 회복시키고, 다양한 선택과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망중립성 원칙하에 기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을 타이틀2(Title 2) 일반 통신사(Common Carrier, 공공전기통신사업자)로 규정함으로서 강력한 법적 규제를 하여왔으나 이번에 아예 타이틀2 지정을 철회 한 것이다. 결국 ISP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콘텐츠를 차단하고, 조절하고, 우선 순위를 지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일한 제약사항은 공개적으로 ISP가 조치를 취할 것이란 사전 공표를 하는 일만 남게 되었다.

제시카 로젠 윌슨 (Jessica Rosenworcel) 민주당 의원은 “오늘 투표에서 FCC의 결정이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보아도 서비스 제공 회사와 소비자 효용 양측면에서 좋지못한 성급한 결정” 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인 클라이번(Clyburn)은 ISP들이 진보적 성향의 소셜서비스들의 서비스 속도를 통제함으로서 정보의 확산을 저해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도 논평하고 있다.

 

망중립성이란 무엇인가

망중립성(網中立性ㆍNetwork neutrality)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들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자, 내용, 플랫폼, 장비, 전송 방식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2003년에 컬럼비아 대학교의 미디어 법 교수인 팀 우(Tim Wu, 미디어 및 기술 산업 학자이며 독점 금지, 저작권 및 통신법 관련 전문가)가 만들었다.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 등 3가지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조건이다.

망중립성 개념을 만든 팀 우

①미국의 망중립성 현황
2015년 오바바정부가 망중립성 원칙을 법적으로 규정하기까지 수많은 논의와 기업과 소비자간 힘겨루기가 있어 왔다. 2000년대 초반 FCC는 ISP를 비규제 영역인 정보서비스 타이틀1(Title 1)으로 분류하였다. 그러자 ISP들이 경쟁사의 서비스를 차단하는 반경쟁적 행위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FCC는 해당 ISP업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를 하고 나섰지만 이후에도 ISP들의 불공정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2004년 당시 FCC위원장 마이크 파월(Michael Powell)은  실리콘 플래티론 심포지엄 (Silicon Flatirons Symposium) 연설에서 콘텐츠 접근의 자유, 애플리케이션 이용의 자유, 단말기 접속의 자유, 서비스 정보 획득의 자유를 내용으로 하는 '네트워크 자유'의 원칙을 ISP들에게 권고 하였다. 2005년 FCC는 4번째항인 '서비스 정보 획득의 자유'를 '경쟁 혜택의 자유'로 변경하여 다시 발표하였다. 성명과 권고는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FCC와 정부가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FCC는 비차별성 원칙과 투명성 원칙을 추가한 위원회 규칙 시안을 발표하였다. 이를 법제화 하려 했으나 미국 최대의 ISP인 컴캐스트(Comcast)가 FCC에게는 타이틀1에 대한 규제 권한이 없다는 소송을 제기해 승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FCC역시 맞대응으로 투명성, 차단금지, 불합리한 차별금지, 합리적인 망관리를 4대 원칙으로 하는 “Open Internet Rule(OIR)을 발표한다. 버라이즌과 T-모바일이 다시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민단체까지 망중립성 규제를 더 강화해야한다며 논란이 가중되었지만

2014년 1월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ISP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OIR이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항소법원의 판단문에는 망중립성 원칙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고 FCC가 타이틀1으로 분류되는 ISP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것만을 문제 삼은 판결이었다. 

2015년 오바마 2기 행정부는 통신법상 타이틀1으로 분류되었던 ISP들을 Common Carrier, 즉 공공 통신사업자인 타이틀2로 재분류함으로서 FCC가 합법적으로 망중립성 규제안을 ISP상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2018년 12월 14일 트럼프 행정부와 FCC는 많은 논의를 거쳐 정립하였던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하였고 ISP사업자들을 다시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1 비규제 영역으로 회귀시킨 것이다.

②유럽의 망중립성 현황
비교적 늦게 논의가 시작되었다. 각 국가별로 망중립성이 법제화 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본격적으로 망중립성 확립을 위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시작된 것은 2011년 12월 유럽의 규제 기관 연합체인 BEREC(Body of Regulations for Electronic Communications)이 망중립성에 있어서 QoS(Quality of Service) 대한 가이드 라인(A Framework for Quality of Service in the scope of Net Neutrality)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이 가이드라인은 서비스의 차별과 이로 인한 품질 저하는 전반적인 인터넷서비스 및 인터넷을 이용하는 개별 애플리케이션의 품질 저하로 규정하고 인터넷서비스의 최소 품질 보장을 위한 정책 수립시 유효성, 필요성, 비례성을 원칙으로 해야된다는 것이다.

2014년엔 유럽연합 차원에서의 법제화 노력이 시작되었다. ISP들은 인터넷 콘텐츠 및 인터넷 TV 서비스에 과금하거나 차단ㆍ차별을 할 수 없고 유럽 연합 내 모든 사용자에 대한 평등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2014년 하반기 유럽내 통신 업자들의 큰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종 승인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유럽연합 의장국이었던 이탈리아가 망중립성 개념을 약화시킨 새로운 규정을 제안하면서 승인되지 못했다. 그러나 2016년 8월 30일, BEREC은 ‘국내 규제기관에 의한 유럽 망중립성 규칙의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다시 발표했고 결국 안은 통과되었다.

BEREC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우려해왔던 제로레이팅과 관련하여, 인터넷의 특정 부분(콘텐츠나 서비스)만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의 서비스는 통신단일시장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통신사가 자사의 콘텐츠나 제3자 콘텐츠에 대해 우선권을 주는 방식의 제로레이팅의 경우에는 사례별로 판단하며, 이를 위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제로레이팅(Zero Rating)이란  콘텐츠 사업자가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해 주는 제도다. 콘텐츠 사업자가 ISP들에게 통신료를 대납해주는 방식으로 망중립성 반대론자들의 대안이다.

③일본의 망중립성 현황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일본 총무성은 미국과 유럽의 영향을 받은 2007년 9월 보고서를 통해 네트워크 이용 및 부담의 공평성을 주요과제로 선정했다. 같은 해 10월 '신경쟁촉진프로그램 2010'을 발표했고 망중립성에 관한 아래의 3가지 원칙을 확립하였다.

1. 소비자가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유롭게 콘텐츠 응용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2. 소비자가 기술기준에 맞는 단말기로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접속하고 단말기 간에 유연하게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
3. 소비자가 통신계층 및 플랫폼계층을 적정한 가격으로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당시 일본에선 1%의 P2P사용자가 전체 트래픽의 60%를 발생시킨다는 통계가 있었다. 소수의 사용자로 인한 과도한 트래픽과 서비스 혼잡에 대한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부담시킬 것이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특히 대역제어에 대한 규칙과 대역제어 적용을 위한 비교적 엄격한 사업자 준용 가이드 라인을 만들었다.

정리하면 대역제어를 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설비 증강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대역제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상황에서 실시해야 한다. 대역제어가 인정되는 합리적 범위는 객관적인 네트워크 압박상황, 타 이용자의 이용상황 등을 바탕으로 개별 ISP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인프라 등 하위 계층의 서비스제공업자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등 상위 계층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억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그 시장지배력의 남용을 통제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잡고 있다.

World Wide Web : WWW


④한국의 망중립성 현황

세계에서 1-2위에 해당하는 빠른 유무선 인프라를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망중립성 현황은 어떨까. 사실 한국은 통신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나라다. 한국의 통신정책은 사실상 통신사업자들의 의지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 왔다. 아이폰이 도입될 때까지 모바일 단말기에서 와이파이조차 사용하지 못했던 것은 통신사들의 횡포때문이었다. 당연히 망중립성이 제대로 지켜졌을 리 만무하다. 2006년 KT에서 하나TV의 VOD서비스를 제한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에서 망중립성문제가 소비자들사이에서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도입 이후 부터다. 삼성스마트 TV앱이 고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KT가 삼성에 망 사용 대가를 요구했던 사례가 있었다. 또 카카오톡의 mVoIP를 활용한 데이터망 이용 무료통화 서비스와 이통사간의 대립에서 법원이 이동통신사들의  mVoIP 서비스제한이 정당하다고 손을 들어준 적이 있다. 콘텐츠 사업자보다는 통신사업자의 시장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망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2013년 문제점을 보완해서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몇가지 예외조항을 만들어서 통신업자들이 망중립성 규규제를 빗겨갈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조항이 서비스품질(QoS)를 제한할 수는 없지만, 특정 콘텐츠 생산자에게 더 빠른 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즈워치에 따르면 네이버는 통신사에 망사용료로 2016년에만 734억원을 지불했다. 지난해 연결매출(4조226억원) 대비 1.82%를 차지하는 규모다.  메이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도 연간 100억원 안팎의 망사용료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동영상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아프리카TV는 매출 대비 망사용료 비중이 유독 큰 편에 속한다. 아프리카TV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연간 망사용료로 최대 150억원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결 매출(798억원)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면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수많은 국내 이용자를 볼모로 국내 통신사업자들에게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네이버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50조에서도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는 있지만, 망중립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및 미래창조과학부가 만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통신 규제기관인 미래부는 통신사의 mVoIP 차단을 방치한 바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망중립성 정말 필요한 것인가 ?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에 대하여 월드와이드웹 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를 비롯해 TCP/IP 프로토콜 개발자인 빈트 서프, 인터넷 전신인 알파넷 개발에 참여했던 스티브 크로커 등 21명은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인터넷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월드와이드웹의 창시자 팀 버너리스 리

사실 망중립성의 강제는 시장경쟁이라는 자본주의체계의 기본원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ISP같은 망사업자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자사 망에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이 거의 무임승차하게 되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이 망중립성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고 오래도록 논의를 거치는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오바바 행정부에서 망중립성을 법제화 했던 톰 휠러(Tom Wheeler) FCC 전 의장의 의견을 보면 그 함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톰 휠러 FCC 전 의장
“이미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디어들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오직 인터넷만큼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정보를 공급하고 수집하며 기관이나 거대 사업자의 도움 없이 소비자 스스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망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보는 왜곡될 것이고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은 제약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ISP 사업자들을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안에 공공서비스의 영역으로서 두어야 한다.”
-톰 휠러


촛불혁명의 그 많은 인파들은 방송때문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의견표현을 하며 대중들을 규합할 수 있었던 인터넷 덕분에 모일 수 있었다. 망중립성 폐지는 결국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번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가 불러올 각국 망중립 관련 정책의 파급효과가 두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망중립성을 강화해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 사용자들이 동등하게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는 반대방향이다. 이번 결정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윤성 팩트체커 saxoji@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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